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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나날들/유럽

봄여행/15일간의 유럽, 여행의 시작은 바티칸 반일 투어 e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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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입구로 가면서 오늘 로마 야경투어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로마 대중교통이 파업이란다.

아침에 지하철 잘타고 왔고 아까보니까 트램도 잘다니던데 뭥미?

라고 사람들이 물을 걸 알고 계셨는지

로마 대중교통 파업은 갑자기 일어나고

꽤 빈번하게 있는 편인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출퇴근 시간에는 정상 운영한다고 한다.

그 외 시간에는 운영을 안하거나 핵심노선만 간간히 운행하기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야경투어의 특성상

야경투어를 진행하기 힘들 것 같다고 한다.

로마 픽업과 숙소 문잠김 사건에 이어서

이틀 연속으로 계속 일이 꼬인다.


로마에서 3박을 하는데, 

첫째 날은 도착후 휴식

오늘이 야경투어 일정이었는데 나가리다.

심지어 내일은 야경투어의 일정이 없는 날이다.

마음은 손님이 없어서 진행 안하는거 아니야?

라는 베베 꼬인 생각도 든다.

여지껏 제대로 되는 일이 없었으니까.  


바티칸 입구에 도착했는데 줄이 생각보다 짧다.

괜시리 기분이 좋다.

그리고 우리 뒤로 계속해서 한국인 가이드 투어 그룹이 서기 시작하니까

그들보다 승리했다는 느낌에 슬슬 기분이 좋아진다.


긴 줄에 서서 대기하면서

가이드님은 수신기 대여료와 바티칸 입장료를 받으시고

각자 수신기를 나눠주신다.

이어폰 꼭 챙겨야 한다고 했는데

착한 가이드님은 이어폰도 엄청 많이 들고 오셔서

깜빡하고 이어폰을 안가져 온 분들께

무료로 이어폰 대여도 해주셨다.


이제 입장까지 긴 시간을 대기하면 되나 싶었는데

가방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내신다.

그리고 본격 바티칸 투어가 이 곳부터 시작!


오늘 우리를 바티칸의 세계로 안내해 주실 

이태리 스케치북의 안민경 가이드님.

아는만큼 보인다고 가이드님 덕분에

바티칸 반일투어를 하면서

바티칸 핵심을 아주 쏙쏙 뽑았다. 


사진을 개떡같이 찍었지만 

인터넷에 올리는 걸 허락해주셨다.

사진이 거지같아 그렇지

이태리 최고 미녀 가이드라고 한다.


간단하게 바티칸에 대한 설명을 해주신다.

바티칸은 국민 주권 영토가 있기때문에 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성직자들로 구성되어 있기때문에

세계 최저 출산률을 자랑한다고.


대영박물관, 루브르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박물관인

바티칸 박물관을 제대로 보려면

라파엘로 그리고 미켈란젤로를 빼놓고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바티칸 박물관 입구에 두명의 얼굴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켈란젤로가 정말 대단한 업적을 많이 남겼는데

그에 관한 설명을 해주시는데...

그 설명이 정말 맛깔나다.


바티칸 내부에 들어가면 자세하게 설명할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으니

외부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버릴 수 없다며

미리미리 공부를 시켜주시는데

엄청 준비를 많이 해오신 것도 느껴지고

미술과 세계사에 대해서도 해바한 지식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


미켈란젤로를 중심으로 설명을 해주셨는데

학창시절에 그렇게 재미가 없었던 세계사와 미술이 엄청 재밌어졌다.

그리고 계속 드는 생각이 10년전에 내가 왔던 바티칸과

지금의 바티칸이 분명히 똑같은데

전혀 다른곳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바티칸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정확한 명칭은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 라고 한다.

아무 지식이 없이 봤을때는 

엄청 크고 멋진 그림에 불과했던 것이

그림 하나하나 설명과 더불어

미켈란젤로의 고뇌와 고통

그리고 그림을 그리게 한 율리우스교황과의 관계를 알게되면서

하나의 대 작품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가슴깊이 느껴지게 되었다.



바티칸 입구에 있는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잘생기면 라파엘로 못생기면 미켈란젤로라고.

둘 모두 엄청난 천재미술가인데

생애가 정말 반대다.


미켈란젤로는 몰락한 집안에서 태어나

가족의 반대 속에 조각가가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조각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반대로 엄청나게 소심해서 그의 작품곳곳에 그의 소심함이 숨어있다고 한다.


라파엘로는 궁중화가인 아버지 밑에서

탄탄대로를 걸어온 화가인데 실력도 엄청뛰어난데가

성품도 좋고 외모까지 출중해서

라파엘로를 싫어하는 사람은 미켈란젤로밖에 없다고 할 정도다.

미인 박명이라고 89세까지 산 미켈란젤로와 달리 37세의 나이에 단명한다.


설명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그런지

한시간여의 시간이 엄청나게 빨리 지나갔다.

게다가 가이드님또한 놀랄만큼

오늘 바티칸에 사람이 많지 않은편이라고 한다.

엄청 행운이라고 한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면 이렇게 교황님이 우리를 맞이해 주신다.

사람들 복장이 꽤나 경건하다.




바티칸으로 들어왔지만

가이드님의 열정적인 설명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외부에서 대기시간이 짧아져서 못다한 설명을 더 해주신다.

이번에는 최후의 심판이다.


저 수 많은 사람들 그림 하나하나에도

전부 의미가 있고 스토리가 있다.

가이드님의 설명을 전부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몇몇 핵심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모든 설명이 다 끝나고 휴식시간을 가진다.

광장에 모여서부터 여기까지 오는데 2시간정도 걸렸는데

시간이 어떻게 갔나 싶을정도로 빨리 가버렸다.

바티칸에 처음 온 어머니도 사향도 가이드님의 엄청난 설명덕에

벌써 바티칸에대한 기대가 엄청 높아져있다.



그리고 본격 바티칸 반나절 투어가 시작된다.


첫번째 일정은

바티칸 미술관의 회화관인 피나코테카다.


들어가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우리를 맞이한다.

이것은 복제품이고 진품은 이따가 갈 성 베드로 성당에 모셔져 있다.

이 역시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다.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때문에

미켈란젤로가 화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켈란젤로는 정말 유명한 조각가였으며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는 억지로 그리게 된 그림이다.


피렌체에 유명한 조각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율리우스 교황은

시스티나 성당의 리모델링을 하며 미켈란젤로를 불러다가 조각을 맡기려고 했는데

미켈란젤로가 교황에대한 신뢰가 두터워지는 것을 시기한

시스티나 성당 리모델링 책임자가 미켈란젤로에게 천장화를 맡겨보자고 교황을 부추긴다.

그 덕분에 세계 최고의 걸작이 나왔다.


농구장 1.5배의 크기의 천장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고개를 젖히고 천장을 보면서 그림을 몇년동안 그리다보니

물감이 눈으로 떨어지고 허리가 휘어서

미켈란젤로는 몸이 망가질대로 망가졌지만

4년 반에 걸쳐 하루에 15시간 이상씩 그림을 그려냈고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그림을 완성했다고 한다.


교황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작업을 하는동안 성당 내부 입장을 막고

철저히 비공개속에서 작업을 했는데

그 그림이 얼마나 생동감이 있었는지

그림을 처음 본 교황은 천장에 그림을 그리라고 했지

왜 조각을 해놨냐고 역정을 냈다고 한다.

그만큼 대단한 그림이 탄생을 했고

그와 라이벌이었던 라파엘로의 존경을 받기 시작했으며

그때부터 라파엘로의 화법이 미켈란젤로의 화법처럼 변화하기도 했다.



아무튼 시스티나 성당 이야기는 더 할 기회가 있을테고

피나코테카로 가보자!



피나코테카에서 '도상'을 빼고 갈 수 없다.

종교를 나타내는 미술품에서 특정한 인물을 나타내는 의미가 있는 기호나 대표적인 이미지인데

그 기호가 인물과 동일하다라는 의미다.

아마 이 가이드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평생을 모르고 살았겠지.


예수의 12제자 중 가장 유명한 제자 중 한명이자

이 곳 바티칸성당의 이름을 차지하고 있는 '베드로'.

그의 도상은 열쇠와 거꾸로 메달린 십자가다.


그리고 손가락을 세개 펴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예수'

도상을 보면서 이 그림은 누구를 그렸는지를 찾는 재미가 있다.


오래전 옛날에는 사람들이 글을 몰랐기 때문에

그림을 보고 이 그림에 담긴 뜻을 전달해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위의 그림은 조토의 삼면제단화인데

앞면과 뒷면의 모습이 이렇게나 다르다.

일반 시민과 신자들이 보는 모습을 이렇게 다르게 표현했다고 한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머리마다 동그라미가 그려져있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후광이다. 

인간과 신을 구분하기 위해 성인의 머리뒤에 그렸는데 

이는 점점 얇아지고 작아져서 바로 우리가 아는 천사링이 된다.  

이 그림에서 가운데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은 혼자 뒤에 후광이 없는데, 

바로 조토 자신을 그려넣은 것이고 본인은 인간이기 때문에 후광이 없다.


이렇게 그림 가운데 숨겨진 재미가 많다.

이것은 식스토 4세 교황의 그림인데

가운데 무릎꿇은 남자가 손가락으로 아래를 향하고 있다.

자연히 시선이 그 손가락을 따라갈 수 밖에 없는데

그 아래에는 교황님의 업적을 줄줄이 써놓았다.

화가가 교황의 사랑을 독차지 할 것은 안봐도 뻔하다.




아래에 있는 예쁜천사는 피나코테카에서 가장 인기있는 천사라고.

반면에 그 위에 있는 천사는 못생기게 그려서 인기가 없다고 한다. 뭔가 안타깝다.

이 그림에서 천사가 예쁘고 못생긴 것 보다 중요한 것이

'프레스코'기법인데 영어 fresh의 어원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회반죽을 해서 페인트를 바른 후 말려서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날이 너무 뜨거워도, 습해도, 비가와도 그림을 제대로 완성시킬 수 없다고 한다.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도 프레스코 기법이기때문에

이 그림들을 보고 가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피나코테카는 회화관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하나의 아름다운 건축물이기도 하다.

우리가 그림에 정신이 팔려 놓치고 있지만

천장이나 벽 곳곳을 보면 작은 곳 하나까지 미술작품들이 들어가 있다.


이분은 히브리어로 쓰인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한 최초의 인물 제롬이다.

이 사람이 없었으면 성경이 전파되기가 힘들었기때문에

생명을 바쳐 순교하지 않았음에도 성인의 지위에 오른 인물이다.

이분의 도상은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사자다.

어느날 발에 못박힌 사자가 찾아와서 가시를 빼줬더니

사자가 성경을 번역하는 제롬 옆을 평생 떠나지 않고 지켜줬다고 한다.


다음으로 회화관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라파엘로의 그림을 보러 간다. 



라파엘로 역시 천재다.

그는 자신이 가진 능력도 좋았지만

타인이 가진 능력을 자기것으로 만드는데도 능력이 뛰어나다.

르네상스시대의 화가를 스승으로 모셨기때문에

그의 초창기 그림은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특징인

균형과 조화가 나타난다.  


이것이 그의 10대때의 그림이다.


20대때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영향을 받아

황금비율을 그림에 녹이기 시작한다.

마리아의 비율이 1:1.6이다.


그리고 두드러지는 특징이 배경에 있는 구름이다.

언뜻보면 구름같기도 하고

다시보면 아기천사로 보이는데

다빈치의 모나리자처럼 윤곽선을 잘 나타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라파엘로의 30대 그림이자 그의 유작이다.

라파엘로가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를 보고

그를 더 이상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으며

그를 존경하고 그의 화법을 따라했다고 한다.

조각가이면서 해부학에도 능했던 미켈란젤로는

사람의 근육에 대한 표현이 굉장히 강했다고 한다.

그래서 하늘을 향해 손을 뻗고 있는 어린 아이의 팔 근육을 보면

라파엘로가 미켈란젤로의 화법을 따라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소년이 눈에 흰자가 보인다. 

귀신이 씌인 소년인데 사람들은 그를 예수의 제자인 12사도에게 데려간다. 

제자들은 고칠 방도가 없다고 했지만, 

예수는 단번에 이 아이의 병을 낫게한다. 

제자들이 예수께서는 어떻게 병을 고치셨습니까 묻자 

너희가 믿음이 부족했기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라파엘로는 뛰어난 외모덕에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문란한 성생활로 성병에 걸려 요절하게 되었다고 한다.

삶의 마지막 자신이 믿음이 부족하여 고통이 오는것은 아닐까 생각하여 

이 그림을 그린거라고 학자들은 추측한다고 한다.


라파엘로는 유작을 완성하지 못한채 생을 마감했고

그의 제자가 작품을 마무리 했다.

그래서 이 작품만은 다른 작품과 달리 액자가 없다.

  














그외에도 정말 많은 작품들이 있고

가이드님은 게중에서 핵심인 작품들을 엄청 열정적으로 설명해주셨다.

나 스스로라도 잊지 않고 싶어 기록을 하고 싶지만

너무 방대한 정보들이라 다 적기가 힘들다.


이렇게 두시간여동안 피나코테카 일정을 끝내고

솔방울 정원으로 이동해 잠시나마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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