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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나날들/일본

[겨울여행] 4일간의 일본, 나고야에서 아타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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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를 떠나서 아타미로 간다.
사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나고야가 아니었다.
나고야는 그저 지나쳐 가는 곳일뿐,
여행의 목적지는... 사실 잘 모르고 떠났다.

내 여행 스타일은 내가 가는 곳에 무엇이 있는지 정도를 공부하고 가는 것이다.
그리고 도착하는 날과 돌아오는 날의 일정은 꼼꼼하게 정리하고,
나머지 날들은 중요포인트는 가보되,
되도록이면 그날의 기분이나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는 아타미에서 현지인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어서
둘째날부터 마지막날까지의 일정은 전적으로 가이드에게 맡겨놓았다.

그리고 이제 가이드를 만나러 떠난다.

 

 

나고야 공항에서 나고야 시내를 구경하기 위해서 왔던 나고야 역이다.

아까는 지하철을 탔지만, 이번에는 지상에있는 플랫폼으로 온다.

일본의 대부분의 역은 신칸센 개찰구가 별도로 있다.

영어로 안내가 잘 되어있어서(때로는 한국어도 있다) 어렵지 않게 플랫폼을 찾았다.


내가 탈 열차는  Kodama668. 

신칸센의 등급중에서 정차역도 가장 많으며 소요시간이 많이 걸리는 열차다.

대신 다른 등급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Kodama668 도쿄행 자유석이다.

그리고 첫 신칸센. 열차에 타고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모른다.

2시간 남짓 열차를 타는데 거의 10만원,

그것도 지정석도 아닌 자유석이라는 것에

'진짜 비싸다 돈 아깝다' 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열차를 타자마자 그 생각이 곧 바뀌었다. 

 

 

 

 

 

 

 

 

 

 

 

 

 

열차는 앞좌석과의 간격이 상당히 넓어서 다리를 쭉 뻗고 앉아도 무리가 없었다.

제일 낮은 등급이었지만 모든 의자에는 개인 책상이 달려있었고

좌석 아랫쪽에는 콘센트도 있어서 전기도 사용할 수 있었다.

내가 탄 차량에 대한 안내도 잘 되어있어서 화장실이 어디인지 

다른 편의시설은 어디있는지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일본에서 가장 붐비는 도카이도센의 금요일 퇴근시간 무렵에 탑승을 해서

좌석이 없을 수도 있다고 사향이 말을 해주었지만

다행히 내가 하차할 때가지 내자리를 뺏는 사람이 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역을 지날 때마다 자리가 많이 차서

내가 내릴 때쯤에는 만석이 되었다.

여기저기서 에끼벤과 맥주를 마시는 승객들이 많았는데

맥주가 어찌나 마시고 싶던지...

 

 

 


한국에서는 보기드문 스타일의 열차도 보고 

신칸센 내부에 감탄을 하다보니 어느새 아타미에 도착했다.


신칸센은 정말 끝없이 길었다.

일본사람들중에 철도덕후가 많다고 하던데,

신칸센 한 번 타본 나도 철도덕후가 될 것만 같았다.


아타미. 한자를 그대로 읽으면 뜨거운 바다다.

이름처럼 온천으로 유명한 도시다. 

70년대 한국에서 온양온천으로 신혼여행을 많이 갔다고 들었는데

일본에서도 그맘때쯤에는 아타미가 신혼여행으로 유명한 도시였다고 한다.

아타미 역에서 숙소로 가는 길에 있는 맨홀에서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것을 보며, 정말 온천 마을에 왔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아타미 멱 앞에서 이번 여행의 가이드 사향을 만났다. 

사향과는 영어공부를 하며 연락을 하고 지냈지만 실제로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사실 사향이 아니었다면 나는 오사카나 후쿠오카에 있었을거다.

원래 가려던 삿포로를 피치못하게 취소하게 되면서 혼자서 가볍게 갈 여행지를 찾고 있었으니까.

때마침 사향이 사향의 동네로 초대를 했고 

그래서 생전 듣지도 못했던 아타미, 하코네, 가마쿠라등을 가게 되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단 둘이 있다면 어색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이성이라면 더더욱 어렵다.

사향과의 첫 만남도 그랬지만 다른때보다 심하지 않았다.

외국이 주는 용기였을지, 아니면 오래 연락을 한 친구여서 그랬는지는 모른다.


낮에는 셔틀버스가 있지만 이미 종료된 셔틀버스를 전혀 아쉬워하지 않은채

둘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숙소인  Hotel Resorpia Atami로 걸어간다.

역에서 10분 남짓 걸렸던 것 같은데, 둘이서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금새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갔는데... 헐!!!

나는 사향에게 이틀에 10만원정도 되는 숙소를 찾아달라고 했는데,

사향이 잘못 알아들었는지 하룻밤에 10만원쯤 하는 숙소를 잡아준 것 같다.

싱글침대 두개에 타다미까지... 족히 4명이 머물 수 있는 큰 방이었다.

거기다 이름도 '호텔 리조르피아'... 호텔이다 호텔...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긴 것 같아 걱정이지만,

이렇게 된 거 열심히 즐기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

 

 

 


 

 

 

 

 

 

 

 

 

 

 

 

 

 

 

 

 

 

저녁은 가이세키로 나왔다.

룸에서 먹는 전통 가이세키는 아니고 식당에서 먹는 방법이었지만

말로만 듣던 일본의 가이세키를 즐길 수 있었다.

음식들은 정말 정갈하게 그릇에 담아져 나왔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고 음식들도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사향의 할머니가 리조르피아 회원권이 있어서,

회원가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했을때 1박에 15만원정도가 나왔는데

회원가라면 절반정도는 할인이 되겠지란 생각에 안심을 했다.


사향과 할머니는 내 옆방에서 머물고 계시기때문에

같이 저녁을 먹으며 앞으로의 여행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이세키를 즐기고 방으로 올라가는데

엘리베이터 앞에 내일의 일출시간이 적혀 있었다.

아타미는 일본의 동부에 위치해있고, 리조르피아 아타미는 해변에 위치해 있어서

방에서 일출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지금은 보름달이 떠 있지만, 내일은 저 자리에서 해가 떠오르겠지-


 

온천마을답게 호텔에는 대욕장이 갖춰져 있었다.

2박 3일을 머물면서 아침 저녁으로 4번이나 온천을 즐겼다.

호텔의 5층에 온천의 입구가 있고,

라커룸을 지나서 계단을 한 층 내려가면 욕장이 있다.

온천에는 바닷쪽으로 통유리가 있어서 바다를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었다.

아침에는 일출을 보면서, 밤에는 달빛을 맞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리조르피아 아타미는 셔틀버스를 타면 1층 리셉션으로 바로 갈 수 있지만,

역에서부터 걸어간다면 옥상입구를 통해서 건물로 들어간 후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리셉션으로 가는 독특한 구조로 지어져 있었다.

건물을 들어서며 옥상의 존재를 알았기에 온천을 마치고

옥상에 올라 아타미의 야경을 즐긴다.


내일은 사향이 준비한 하코네 투어를 한다.

내가 일본에 오면 노천온천을 즐기고 싶다고 했는데

사향이 그것을 위해 하코네 일정을 잡았다고 한다.

하코네는 어떤 곳일지 그곳에서는 또 어떤 추억을 만들지 기대를 하며

일본 겨울여행의 첫날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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