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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나날들/한국

[봄나들이] 2박 3일 서울여행, 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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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요코하마를 4일간 일본여행을 하고,

그때 가이드를 해줬던 사향이 약속을 지키고 한국에 왔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알찬 시간을 보내도록 계획을 세운다.

 

 

사향이 서울에 방문하기로 한 기간이

사향의 생일 즈음이어서 미리 호텔을 체크인하고

생일 케잌을 세팅해두고 공항으로 마중을 간다.

지난 여행에서 서로의 마음은 충분히 공유를 했기에,

이번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기로 다짐한다.


 

사향은 금요일 퇴근을 하고

지난번 내가 탑승한 것과 같은

도쿄발 김포행 아시아나 항공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온다.


도착시간이 많이 남아서 괜히 출국장을 기웃거려본다.

어딜 가는 것도 아니지만 괜시리 가슴이 쿵쾅쿵쾅한다.


비행기가 도착을 하고,

한달여만에 도착한 사향을 데리고 고백장소로 간다.

그곳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링크로 대체한다.

http://kayasa.tistory.com/10


그렇게 우리는 1일차 커플이 되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호텔로 들어와 깜짝 생일 파티를 해주고,

2박 3일 중 1일차 여정을 벌써 끝낸다ㅠㅠㅠㅠ


둘째날의 아침, 창덕궁 비원을 가는 날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인지라 브런치로

연남동에 있는 아시시로 향한다.


아시시는 우리에게 나름 의미가 있는 장소였다.

내가 알고 있는 일본 지인이 한국에 놀러와서 가이드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아시시를 찾았었다.

이태리 '아시시'를 이름으로 내건 식당에

스페인 '알함브라'가 적힌 박스가 있었고

그 상황이 그냥 웃겨서 일본인 사향에게 사진을 찍어보냈는데

사향이 자기는 알함브라에 가본적이 있다며

대화가 술술 이어졌었다.

그리고 한국에 오면 꼭 아시시에서 밥을 먹자고 약속했다.

그래서 그 알함브라가 박스가 잘 보이는 테이블을 예약하고

한국에서 함께하는 첫 끼니를 아시시에서 해결한다.



 

 

문제의 알함브라 박스.

왜 알함브라가 아시시에 있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하지만 저 박스가 우리를 커플로 만드는데 조금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니

그저 감사할따름이다.


 

 

아시시 음식얘기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 하기로 하고,


아시시의 오픈 첫손님으로 이른 점심을 먹고,
창덕궁 비원으로 간다.

비원은 예약을 통해 가이드와 함께 방문이 가능한 곳이다.

비원의 공식명칭은 창덕궁 뒤에 있는 정원이란 의미의 후원이라고 한다.

후원의 입장권을 사면 창덕궁은 보너스로 관람할 수 있다.

후원의 인기는 예상보다 좋아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원하는 시간에 관람하기 힘들다.

다행히 사향은 외국인이기 때문에

내국인보다 인기가 조금 덜한 외국인 가이드 신청을 할 수 있어서

우리는 원하는 시간에 입장이 가능했다.



 

예약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기에
창덕궁의 일부를 둘러본다.


 

 

 

 

 

 

예약시간에 맞춰 후원입구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없어서 뭐가 잘못되었나 싶었다.

하지만 그런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사진을 찍는다ㅋㅋ

사향은 일본에 있을때 한국 사극을 즐겨 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한옥이나 고궁이 그렇게 좋다고ㅋㅋㅋ



 

 

 


가이드님이 오셨고,

같이 투어를 시작하는 사람은 사향과 나

그리고 연세대학교 어학당에서 공부중이라는 여학생 한 명 총 셋뿐이라

굉장히 프라이빗한 느낌의 투어가 진행되었다.

절반쯤 투어가 진행되었을 때 지각을 한 한명이 합류했지만

분위기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영화 인사동스캔들에서 많이 들어봤던 부용지,

그리고 국사시간에 들었던 규장각.

그 앞에 있는 조그마한 문이 등용문이다.

 




이 문을 지나면 장수한다고ㅋㅋㅋ


 

그래서 계속 왔다리 갔다리ㅋㅋ

이름이 왠지 모르게 슬펐던 애련지를 지난다.


 

이곳에는 바닥에 돌이 지그재그로 깔려있었는데,

양반이 걷는 걸음거리를 가르쳐 주는 돌이라고 한다.

저 돌을 순서대로 밟으면서 걸으면 양반 걸음거리가 된다고 하는데

 

 

 

사극으로 한국사를 탄탄하게 다진 사향이

양반의 걸음걸이를 정확하게 재연해준다.


고즈넉한 길을 따라 더 올라가면

옥류천을 지나 궁궐지에 다다른다.

이곳에서는 왕이 몸소 농사도 짓고 누에도 치고,

술도 마시고 신하들과 시를 읊기도 한 장소다.

이런곳에서 술을 마시면 꿀맛일 것도 같고 시도 술술 나올 것 같지만

내 앞자리에 왕이 앉아서 술도 주고 시를 읊으라고 하면

온몸이 땀으로 범벅 될 만큼 긴장이 될 것 같다.


 

 

 

이곳의 정자 지붕은 특이하게 볏짚으로 올렸는데,

이곳이 유일하다고 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한다.


 

 

 

 

 

 

 

일본말을 일본인처럼 해주셨던 가이드님.

일본어를 모르는 나를 위해
다른 일본관광객에게 피해가 가지않는 범위에서

한국어로 안내도 해주셨다.



 

 

 

 

후원을 떠나는 마지막 길을 걷는다.

생각보다 이동거리가 길어서 힘들기도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고궁에 와서인지 사향은 마냥 행복한 모습을 보여준다.

 


언제 그랬냐는듯이 숲과 새소리와 맑은 공기는 사라지고

우리는 빌딩 숲 사이로 들어왔다.


 

약 두시간 정도 진행된 후원관람을 마치고,

사향이 조선왕조의 역사보다 더 궁금하다던

나의 역사가 담겨있는 행신동 투어를 하러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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