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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나날들/일본

봄여행/4일간의 일본, 123개의 도리이 모토노스미 이나리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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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차려준 정갈한 조식을 먹고

모토노스미 이나리 신사로 떠난다.


사향과 내가 이번 여행에서 핵심으로 생각한 곳이

모토노스미 이나리 신사였다.

123개의 빨간 도리이가 줄지어 서 있느데

이번 여행을 하면서

가장 일본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거라고 꼽은 곳이다.


그리고 츠노시마대교를 갈 예정인데

우리가 기타큐슈행 비행기를 사서

기타큐슈에서 남쪽지역이 아닌

북쪽방향을 택한 가장 큰이유가 츠노시마였다.

고로 이 날이 이번 여행의 핵심인 날이다.


호텔에서 모토노스미 이나리 신사까지

차로 40분정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나가토 시내에서 모닝커피를 하고 가기로 한다.


밥솥 모양이 예쁘게 있는 

나가토 시내에 있는 마트에 들린다.


건물 모양이 독특한 빵집이 있었는데

빵이 나오는 시간이었는지 

아침을 배부르게 먹었음에도

빵향기에 붙잡여버렸다.




메인 건물로 들어서니 

일본의 프랜차이즈 카페인

Takada coffee가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커피를 주문하고 마트를 한바퀴 구경한다.


사탕을 팔고 있는데

아까 외벽에서 본 파란 냄비 모양이 들어간 사탕이다.

나가토의 트레이드마크 같은데 귀엽다.



나가토는 항구를 끼고 있어서 그런지

다양한 종류의 생선을 팔고 있었는데

값도 저렴하고 무척이나 싱싱해 보였다.

한국이 좋다, 일본이 좋다 편가르기가 아니라

사향이 한국 생선을 보면서

한국 생선은 눈이 신선해 보이지 않다는 말을 종종했는데

이 날 나가토에서 생선 눈을 보고

사향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나가토는 고래고기가 유명한 듯 했다.

고래고기도 판매를 하고 있었으며

고래 부위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나와 있었다.

하지만 기회가 있더라도 먹고 싶지는 않다.


자전거 렌탈 서비스도 있었다.

야마구치는 이래저래 사향과 단둘이 

오붓하게 다시 와야 할 이유가 많은 곳이다.


건물 뒷편으로 나가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한다.

일본의 서쪽편, 즉 한국의 동해바다 쪽인데

속초나 양양등지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


건물 뒷편에는 이렇게 바베큐를 해 먹을 수 있는 시설이 있었다.

신선한 해산물과 다양한 바베큐 재료들을 팔고 있었다.


귀엽게 생긴 냄비를 뒤로 하고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모토노스미 이나리 신사로 향한다.




모토노스미이나리 신사도 여우와 관련이 있다.

근방에 살던 한 어부가 꿈에서 여우를 만났는데

잔잔한 바다에서 어업을 잘하는 것이

모두 여우신의 은혜라는 것.

그래서 마을사람들에게 기부를 받아

이 신사를 만들었다고 한다.


결국은 뭐 어촌 마을 사람들이

더 풍요로운 어업생활을 위해 만든 신사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그래서 이렇게 신사 입구에 여우가 있다.

신사 이름인 모토노스미 이나리에서

이나리가 여우라는 뜻이기도 하다.


기타큐슈 여행의 첫 날과 둘째 날은

4월초임에도 땀이 날만큼 맑고 더운 날씨였는데

날씨가 정말 중요한 오늘

날씨가 망했다.

아침부터 흐리멍텅 하더니만

가는길에 빗방울이 조금씩 내리다 멈췄다를 반복했는데

신사에 도착했을 때는 흐림 그 자체였다ㅠ


흐린 날씨도 매력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곳은 맑아야 매력이 넘치는 곳 같다.


이곳은 CNN이 선정한 일본 명승지 31곳중 하나인데

아마 123개의 빨간 도리이가 줄지어 서있는 뒤로

파란 하늘과 바다가 펼쳐져 있기 때문일텐데...

바다와 하늘이 잿빛이다ㅠㅠㅠ


그래도 꽤나 유명한 관광지인만큼

날씨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많았다.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도 많았고.


일본의 신사를 가면 대부분 작은 돈을 지불하고

오미쿠지를 뽑고 운을 기원하는데

이곳은 신사 꼭대기에 있는 도리이에

상자가 달려 있는데

그곳에 동전을 던져서 넣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많은 사람이 동전을 던지고 있었다.


엄청 여러번을 던져도 성공을 못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우리는 운인지 실력인지 금방 동전을 넣고

소원을 빌 수 있었다.


곳곳에 이나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신사 위쪽에서 123개의 도리이를 향해 걸어 내려간다.

도리이에는 이름이 쓰여 있었다.

아마 신사를 만들 때 기부를 하거나 한 사람들이지 싶다.


사향이 마치 사이비 교주 같다고...했다




도리이 터널 중간에 작은 연못이 있었는데

왠 새 한마리가 파이프에서 나오는 물을 받아먹고 있다.


도리이터널쪽으로 가니까 곧 비가 내릴 듯이

날씨가 더욱 흐려졌다.

그런 이유였는지

도리이터널 초반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했는데

아래쪽으로 내려오니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이렇게 여유있게 이곳을 거니는 것이

날씨가 흐린것에 대한 큰 보상인 것 같다.


도리이 터널을 나오자 꽤 멋지고 아찔한 바다 절벽을 만났다.

날씨가 흐려도 이렇게 멋진데

날씨가 좋았다면 얼마나 멋졌을까 싶다.





바다 절벽을 구경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도리이를 걸어내려오면서

제발 구름아 걷혀라,

맑은 하늘을 보여줘라...

란 생각을 하면서 느긋하게 움직였는데

맑은 하늘은 커녕 비라니ㅠㅠㅠㅠ

그래도 다행히 비가 쏟아지니는 않았다.


걱정이 되는 것은 츠노시마대교에 도착했을때

계속 이런 날씨가 지속되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이곳은 바닷물이 절벽에 부딪히면서 

분수처럼 바닷물이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인데

우리는 좋은 기상조건을 만나지 못해서 볼 수 없었다.



비가 오고 날씨가 꾸리꾸리 한 관계로

양귀비 마을을 패스하고 바로 츠노시마로 가기로 한다.


이쪽 바다는 아까도 말했다시피 한국의 동해와 접해있는데

밀항을 하는 사람이 종종 있는 것 같다.

뭐 일본의 동쪽은 태평양이니 

그쪽으로 밀항은 힘들테니까-


사향에 말에 의하면 

북쪽에서 일본으로 오는 사람들에 관한 뉴스가 종종 나온다고 한다.

뭔가 씁쓸한 느낌이다.



날씨가 좋아지길 바라면서

다음 목적지인 츠노시마대교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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