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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나날들/유럽

봄여행/15일간의 유럽, 여행의 시작은 바티칸 반일 투어 e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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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간의 여정 중 이틀째가 밝았다.

첫 날은 이동하다가 시간이 다 가버렸으니

여행의 첫째날과 다름없다.


내가 만들었지만 

이 셀프가이드북 잘 만든 것 같다ㅋㅋ

바티칸 입장료도 적어두고

필요한 준비물과 주의사항도 적어뒀다.

손에 핸드폰을 들고 다니면 

핸드폰을 낚아채 갈 수도 있다는

소매치기가 많은 로마를 대비해

미리 우리가 탈 열차 시간표도 정리해뒀다.

근데 핸드폰 엄청 잘 들고 다녔다.


첫 배낭여행때

소매치기를 당해보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아예 만나본 적도 없어서인지

소매치기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었다.

이러다 큰 코 다치지...


아무튼 첫 날의 일정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이면서

카톨릭의 중심지인 바티칸 반일 투어다.


로마와 이태리 일부도시,

스위스 그리고 파리를 가겠다고 계획을 세우고

인-아웃도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가장 큰 이유는 바티칸투어때문이었다.

배낭여행때도 신체적으로 가장 힘든 곳이 바티칸이었고

바티칸의 후기들에 '힘들다' 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사향과 둘이었으면 바티칸을 첫날에 가던

중간데 가던 마지막에 가던 상관이 없겠지만

60대의 엄마가 있다보니 걱정이 컸다.


여행의 마지막쯤 바티칸투어를 하면

몸이 지쳐있어서 투어를 따라올 수 있을까

첫날부터 바티칸투어를 했다가 남은 일정을 망치면 어쩌지

이런 고민이 계속 이어졌다.


결국엔 다른 솔루션을 찾고

바티칸투어를 유럽의 첫 일정으로 집어 넣었는데

이건 진짜 역대급으로 잘한 선택인 것 같다.




우리 호텔 앞거리.

오전 7시가 되지 않은 시간이라 그런지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고 

대부분의 상점도 문이 닫혀있다.


아트하우스와 함께 엄청 고민했던 숙소가

저렇게 높은 층에 테라스가 있고

테라스에는 꽃화분이 많았던 곳이었다.

어제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유독 하늘도 파랗고 공기도 맑았는데

엄니는 저런곳에 앉아서 모닝커피 한잔 하고 싶다고 하신다.


숙소에서 나와서 그냥 쭉 걸어가면

이렇게 메트로가 보인다.

비토리오 엠마뉴엘(Vittorio Emanuele) 역이다.

전면에 보이는게 비토리오 엠마뉴엘 광장인데

고대 유적이 있는 공원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이 없어서

눈 앞에 있는 공원은 가보지 못했다.



역 입구는 가까운데, 

그 입구부터 개찰구까지가 엄청 멀다.

이렇게 생긴 지하도를 걸어가야 하는데

뭔가 좀 무서운 느낌도 든다.

어쩌면 사람이 없어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사진 분위기는 디게 좋다ㅋㅋ

사진으로 다시보니까

엄니가 사향의 손목을 꽉 붙잡고 계시는데

뭔가 무서워서 그러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로마 지하철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어보인다.

냄새가 심해서 더러워보이고

조명이 어두워서 뭔가 음침해 보이고.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로마정도의 대도시에 지하철 노선이 2개밖에 없다는게 놀랍다.

로마는 한국의 경주처럼 땅만 파면 유적이 나오기때문에

개발을 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지만

몇천년동안 세계의 중심을 외치던 로마는

땅속 깊이까지 그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나보다.


우리가 타는 곳에서 바티칸까지는 8정거장이다.

역간 구간이 한국보다 짧아서 그런지

8정거장이 엄청 금방 가는 기분이다.



저 뒤에 쓰여져 있는 Uscita가 출구라는 뜻이다.



로마 메트로 1회권 티켓.

이걸로 1000분동안 지하철 1회 포함

로마 버스 무제한 이용가능하다.

지하철이던 버스던 탈때 꼭 펀칭을 해야한다.

펀칭을 하면 티켓 뒷면에 펀칭 시간이 프린트 되고

그때 부터 100분간 유효하다.

한번도 검표를 당한적은 없지만

검표원이 불시에 검사를 했을때 

펀칭이 없으면 벌금을 많이 내야 한다고 한다.


Ottaviano역에 도착.

예전에 한 번 와봐서 지도도 체크 안하고 왔었다.

속으로는 이 시간에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가는 곳이 바티칸이지!

라는 생각으로 갔는데

이상하리만큼 관광객이 보이지 않았다.

덕분에 길을 헤매나 싶었지만

10년전 기억을 잘 되짚어서 아무 문제 없었다.

 







역에서 부터 바티칸으로 가는길.

로마에는 아직 트램이 다니고 있었다.

지하를 뚫기가 힘드니까

지상으로 전철이 다니나보다.

그리고 이곳이 오늘 우리의

바티칸 반나절 투어 집합지인 

Piazza del Risorgimento이다.

피자라고 착각해서 읽기 쉬운

Piazza는 이탈리아어로 광장이라는 뜻이다.



가이드투어를 예약한 곳은 '이태리 스케치북' 이라는 신생업체다.

예전에 '자전거나라'에서 투어를 했는데

그곳이 아직도 있길래 구관이 명관인가보다 싶어 선택을 하려다가

이상하게 이곳이 끌렸다.

평점은 높지만 후기도 별로 없었는데

그냥 느낌이 좋았다.

바티칸이던 시내투어던 참가를 하면

야경투어를 팁투어(무료지만 팁을줘도 되는)로 진행해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이번 여행,

어머니를 모시고 간다고 진짜 준비를 많이했다.

항공권, 숙소, 교통...

며칠을 밤 샜는지 모른다.

그런만큼 만족스러웠던 것들이 참 많았는데,

'이태리 스케치북' 역시 정말 만족스러웠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저절로 나온다.

 

투어 참가자가 모였는데,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사람이 좋은 곳에 가니까 자꾸 이것저것 비교를 하게 되는데

저번에 투어는 사람이 몇십명이나 되었는데...

역시 후기가 별로 없는게 사람이 선택을 많이 안해서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 가이드 잘 설명해줄까 하는 의구심이 생겨버렸다.


그 시절처럼 로마의 3대 젤라또라는

올드브릿지 젤라또집을 소개해주면서

바티칸입구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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