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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나날들/유럽

봄여행/15일간의 유럽, 우여곡절 속에 맞이한 첫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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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첫날 밤을 맞이하기가 정말 힘들다.

한국을 떠날때까지

아니 로마공항 출국장을 나설때까지는 

세상 이렇게 순조로울 수가 없었다.

비행기도 정시에 출발하고

다리를 쭉 펼 수 있는 비상구석을 받았다.

터뷸런스도 하나도 없이 순항한데다가

30분 가까이 일찍 도착했다.

그런데 픽업기사가 한 번 꼬이기 시작하더니만

폭우까지 내린다.


우리가 도착하는 5월 9일은 소나기나 뇌우가 온다고

이미 일기예보가 떠 있었다.

우리가 있는동안 로마날씨는

일기예보상으로 최악이었다.


그런데 그 비가,

하필이면 제일 오지 않아야 할,

짐을 가지고 야외를 이동할 때 내려버렸다.

그러다 보니 픽업을 이용했음에도 

비를 맞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비도 동남아에서나 볼법한 

스콜처럼 쏟아졌다.



↑↑↑↑↑↑↑이걸 클릭↑↑↑↑↑↑↑


정말 평이 좋았던 픽업을 이용했으나

우리에게만 불행이 따라왔다.

그나마 다행인건 미리 알려준 주소에

우리를 안전하게 잘 내려준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숙소에 문제가 생겼다.

Art House라고 쓰여있는 저 초인종을 눌러도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사진은 나중에 비가 안올때 찍은거지만

아까 말했다시피 지금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호텔스닷컴에서 예약을 해서

당연히 호텔일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BED&BREAKFAST라고 써있다.

B&B...

리셉션도 있고 방도 여러개 있다고 했었는데...


예전에 엄마를 모시고

첫 해외여행을 일본으로 간 적이 있는데

그때 숙소를 한인민박을 잡았다가

엄마가 그 숙소를 보시고 너무 놀라셔서

현장에서 환불을 받고

짐을 들고 다니면서 호텔을 찾은적이 있었다.


유독 그 민박이 사진과 실물의 괴리가 컸고

외국에서 민박을 가보시지 않은 엄니가 놀란것도 있으셨지만

다른 숙소를 찾자고 나와버리시는 엄마를 보면서

이번에 숙소만큼은 정말 몇 날 며칠 

밤을 지새워가면서 찾았는데-

첫 숙소부터 이게 뭔가 싶다.


설상가상으로 전화를 했더니

자기는 영어를 잘 못한다고 메세지로 남겨달란다.

5분이면 도착한다고 하면서.

아까 그 드라이버도 영어 못한다고하면서

5분만 기다리라고 했었는데!?

이게 이탈리안인가 싶기도 하고...


저 빨간색으로 칠해둔 저 곳에서

세명이 비를 피하면서 

짐을 지키고 있었다.

그래도 어느 누군가가 건물로 들어가면서

저 문을 열어줘서 비는 좀 피할 수 있었다.

이미 많이 젖기는 했지만.


건물 안에 들어왔으니

Art House를 찾아서 리셉션을 찾아가면 되는데

Art House라고 쓰여 있는 커다란 문도

역시나 잠겨 있었다.

할 수 없이 건물 로비에서

전화통화를 한 그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엄마의 '무슨 호텔이 이래?'

라는 눈빛과 어두워지는 낯빛에

효도여행 첫 날부터 망했다는 압박이 생겨버렸다.



5분은 넘었지만

나와 통화한 남자가 '생각'보다 일찍 왔다.

그 폭우를 뚫고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

영어는 나보다도 못하지만 소통을 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어차피 숙소 소개해주는 거는 뻔하니까.


나름 모든 투숙객의 여권도 복사하고

Register도 작성하고 체계가 있어서 조금 마음이 놓였다.

내가 더 걱정하는 건 방의 컨디션보다

엄마의 컨디션이었는데 

다행히 숙박계를 다 쓰고 방에 갔을때

엄마의 표정이 좋았다.

밖에서 봤던 것보다 실내의 상태가 좋아서 그런 것 같다.

숙소 소개는 아래 링크에 자세히 있다.


↑↑↑↑↑↑↑이걸 클릭↑↑↑↑↑↑↑



원래의 계획이라면 

근처의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맛집에 가서

제대로 된 저녁을 먹으면서

앞으로의 여행에 대한 각오를 다지려고 했는데

비가 너무나 많이 오는데다가

힘들게 체크인을 해서 그런지 모두가 늘어진다.





소매치기에 대한 겁을 많이 줘서 

다들 긴장하고 있었을텐데

내가 계속 씩씩거리고 있고

계속 일이 꼬임에 내 상태가 좋지 못하니

내 눈치를 보느라 다들 더 컨디션이 다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첫 저녁부터 한국에서 가져온

라면과 3분요리를 먹기로 하고

내일 아침에 먹을 것들과 간식을 사러 근처 마트에 나간다.


숙소에서 근처 맛집과 젤라또집

그리고 마트에 대한 설명을 잘해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옵션이 많이 생기긴 했다.


근처에 24시간은 아니지만

24시까지 문을 여는 마트가 있었다.

Via Carlo Alberto,8 이 숙소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앞에 

심플리(Simply)라는 마트가 있다.

반대쪽으로 걸어가면 Vittorio Emanuele 지하철역이 있다.

마트도 역도 천천히 걸어서 3분이면 충분하다.



숙소에 도착할때보다 비는 많이 잦아져 있었다.

지금은 비가 내려도 되지만,

내일, 모레는 비가 안왔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계속 빌고 또 빌었다.


얼굴에 지친표정이 역력하다.






여행 쇼핑의 재미는 현지 시장이나 식료품점에 있는 것 같다.

따지고 보면 다 똑같은 음식인데

외국에서 보면 뭔가 신기하고 재밌다.

과일이 유난히도 예뻐보였다.





피자와 파스타의 나라답게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치즈와 햄 살라미

그리고 파스타가 있었다.

그냥 B&B가 아니라 조리도구까지 있는

Air B&B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치즈인가 고기인가로 우리들의 혼란속에 빠뜨렸던...



마트에서 내일 아침과 간식거리

그리고 작은 물 몇통을 사서 밖으로 나간다.


속으로 계속 기도를 한 탓인지

불과 몇 분만에 거짓말처럼 비가 그쳐있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비로소

산타마리아 마죠레 대성당이

편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우리가 정말 로마에 오긴 한거구나-


숙소로 돌아와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본격 여행 첫 날이자

우리 여행중에 제일 힘들 날이 될 거라고

셀프가이드북에도 확실히 표시해놓은

바티칸 투어를 걱정 반 설렘 반으로 기다리면서

유럽여행의 첫날 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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