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정말 유익했던 바티칸으로 둘째 날을 보내고
유럽에서의 셋째 날을 맞이했다.
로마는 도시전체가 역사의 도시인만큼
볼 것도 많고 가볼 곳도 많지만
바티칸의 여파로 오늘은 좀 느긋하게 다닐 계획이다.
그래봤자 계획대로 다니지 못하겠지만ㅋㅋㅋ
만들어 놓은 가이드북에 따르면 대충 이런 루트다.
오전에 스페인광장-트레비분수-판테온(-나보나광장)을 보고
오후에 베네치아광장-캄피돌리오 언덕-콜로세움(-포로로마노-진실의 입-아벤티노힐)
이런 일정이다.
엄청 힘들어보이지만 어제에 비하면 엄청 널널한 거 아닌가
어제의 이야기는 아래 링크해둬야지.
↑↑↑↑↑↑↑이걸 클릭↑↑↑↑↑↑↑
다른 후기를 찾아보거나
바티칸 투어에서 우리를 잘 안내해주시고 애프터서비스도 잘해주신
이태리 최고 안민경가이드님도
시내 관광의 루트로 콜로세움부터 출발을 추천한다.
그러니까 우리의 루트와 정반대의 루트가 되는거다.
콜로세움입장에 줄이 길기 때문에
아침 일찍가서 대기시간을 줄이고
해가 질때까지 여유롭게 시내를 보다가 야경까지 보는 루트.
하루 로마 시내 둘러보기에 최적화 된 코스다.
하지만 이번 우리의 여행은 엄마를 위한 여행이기때문에
되도록이면 엄마의 눈높이에 맞춰서 계획을 세웠다.
콜로세움은 그저 사진을 찍는 스팟에 지나지 않겠지만
스페인광장과 트레비분수는
영화 '로마의 휴일' 세대의 엄마에게 최적화 된 곳이다.
엄마에겐 콜로세움보다 스페인광장이 중요하니까
그나마 사람이 없는 시간에 스페인광장으로 가는 일정이다.
가이드북도 엄마 눈높이에 맞춰 영화 스틸컷으로ㅋㅋ
겨우 3일째인데 너무나도 익숙한
vittorio emmanuel역.
아침마다 이곳에서 그날의 패션 사진을 찍는게 재미였는데 벌써 마지막이다.
로마에서 4일을 머물러서 되게 길 줄 알았는데
4일이라 쓰고 48시간이라 읽는게 맞겠다.
여행지에서 시간도 엄청 아쉬울만큼 빨리 흘러간다.
언제나 셀프가이드북을 들고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사향.
부족한게 많았지만 끊임없이 칭찬을 해줘서 좋았다.
그런데 앞으로 여행갈때마다 만들어 달라고 해서 부담이다;;
지하철역에서 가방을 뒤로 메고 있다고
현지이 아주머니가 충고를 해주신다.
꼭 가방을 앞으로 메라고.
안그러면 소매치기한테 다 털린다고.
정말 고마운 말씀이었는데
로마에서 친절하게 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소매치기일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말을 하도 들어서
역에서 내릴때까지 그 아주머니를 계속 경계했다.
물론 아무일도 없었다.
괜히 의심을 한 거 같아 그 아주머니께 죄송하다.
스페인광장에 가니까 Spagna역에서 내린다.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막시무스가 노예검투사가 되었을때
그가 스페인 출신이라서 스페냐드라고 불렸다.
그래서 이탈리어어로 스페냐가 스페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영화에서 배우는 이탈리아어ㅋㅋㅋ
그런데 생각해보면
로마시대때 스페인은 스페인으로 불리지 않았다.
그저 에스파냐 혹은 이베리아라고 불렀다고.
고증의 오류지만 그래도 덕분에 스페냐역에 잘 내렸다.
Uscita만 잘 찾아도 길을 찾을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P.zza는 피자로 착각하기 쉽지만
Piazza라는 광장이라는 뜻이다.
로마 지하철역 대부분 냄새나고 더러운데
이곳은 '그나마' 깨끗하고 현대적으로 보였다.
바티칸에서 배운 모자이크가 나왔다고 좋아하는 사향ㅋㅋㅋ
사실 첫 날 바티칸투어를 한 덕에
많은 정보와 지식을 습득했고
로마 시내를 우리끼리 다니면서 깨알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드디어 저 멀리 출구가 보인다.
출구에서 나오자마자 우리를 반긴것은 5월의 군밤이다.
엄마도 사향도 군밤이 반가웠는데
겨울이 아니라서 먹지 않았다.
한여름에 왜 군밤을 팔고 난리냐는 엄마의 표정ㅋㅋㅋ
그리고 바로 옆에 스페인광장에 도착한다.
아침이라 체력이 넘치시는지
순식간에 오드리 햅번으로 빙의하시는 엄느님.
스페인 광장에서 음식물은 먹을 수가 없다.
광장계단이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사람들이 음식, 특히 아이스크림을 흘려서 대리석이 많이 훼손되어졌고
오래오래 보존하기 위해서 음식물 취사 금지결정이 내려졌다.
계단 앞 바르카차 분수 주변에서도 취사금지다.
경찰이 상주하고 있으면서 음식을 먹는 사람이 있으면 정말 쫒아낸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아이스크림을 들고 사진을 찍었냐고?
엄마에게 셀프 가이드북을 드렸는데
아이스크림이 없으면 오드리햅번 흉내 못낸다면서
다이소에서 가짜 아이스크림을 사셨다.
사실 가짜 아이스크림도 아니고 아이스크림 모양 비누방울 놀이기구다.
아무튼 한국에서부터 준비를 해서 챙겨오신 아이스크림으로
제대로 오드리 햅번 빙의를 해주셨다.
다른 사람들도 우리를 엄청 재미있게 보고
경찰 아저씨도 스물스물 우리 옆으로 제재를 가하러 오셨다가
이미테이션 아이스크림인 걸 확인하시고는
괜히 뻘쭘한지 멋진 포즈를 잡고 계시기도 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거 여기서 팔면 대박 칠 거 같다고ㅋㅋㅋ
사향은 싫어하겠지만
나는 언제 어디서나 나를 미소짓게 하는 다양한 표정의 사향이 좋다.
아침이라 사람이 없어서
정말 원하는만큼 사진을 많이 찍은 것 같다.
남는게 사진이라는데 너무 많이 남기는 건 아닌지 싶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이 많아진다.
로마의 젊은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이며
약속을 하고 만나는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1분 1분 시간이 지날수록 관광객뿐 아니라 사람 자체가 많아진다.
아침 일찍부터 정장을 입고 모이는 그룹도 있다.
우리가 아이스크림을 들고 계속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경찰아저씨가 뭔가 이상한지 우리쪽으로 오신다.
이 아저씨가 우리한테 무슨 말을 하러오는구나라는 느낌이
직감적으로 왔다.
그래서 우리는 더 열심히 아이스크림을 들고 놀았다.
아저씨 정말 우리 곁에까지 성큼성큼 오셨다가
민망하신지 멋진 포즈로 마무리 하신다.
아저씨를 놀리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재미있는 추억이 된다.
사향이 뭔가 재밌는 것을 찾았는지
경쾌한 발걸음으로 계단을 뛰어 오른다.
계단에 아무도 없어서 할 수 있는
대저택에 살고 있는 마담으로 빙의쇼ㅋㅋ
아마츄어 모델같은데
포스가 꽤나 있어서 계단에 앉아서 잘 감상했다ㅋㅋ
사람이 더 많아지기 전에 자리를 슬슬 뜬다.
이탈리아 바로크를 대표하는 조각인 바르카차 분수의 배 위에
빨간 장미 한송이가 놓여져 있다.
굉장히 로맨틱해 보이는데
이 장미꽃의 비밀은 이따 야경 이야기 할 때 풀어야겠다.
처음 장미를 봤을땐 로맨틱해 보이는데
은근 장미가 많다.
여기도 장미 한송이가 더 있네.
이 곳 장미에는 슬픈 전설이 있지...
스페인 광장이라고 명명된 이유는
17세기 교황청 스페인 대사가 이곳에 있어서 그렇다고 하는데
스페인 국기가 걸려있는 것을 보니
아직도 스페인 대사관이 이곳에 위치했나 싶다.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같은 로마거리.
스페인광장옆에 엄청나게 큰 맥도날드가 있다.
이곳 화장실, 무료다!!
눈치를 보지 않고 갈 수도 있고.
돈을 지불해야 하면 맥카페에서 커피라도 한 잔 해야지 했는데
무료라서 좋았다.
로마에서 이런 소소한 감동을 받을 줄이야.
맥도날드 진짜 어마무시하게 컸다.
로마의 골목은 다른 대도시와 다른 묘한 매력이 있다.
가이드북도 지도도 열심히 보는 사향
드디어 트레비가 보인다!
역시 아침 일찍 오니까 분수가에 사람도 없어!! 나이스!!!
나이스는 얼어죽을
아침이라 분수 청소하고 있다고 분수 근처에 못가게 함.
매일 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청소하시는 분들 꽤 불친절해서
작업이 언제쯤 끝나냐고 물어도 대답 잘 안해주신다.
이렇게 동전도 준비해왔는데
동전을 던질 기회를 안주는구만ㅋㅋㅋ
청소하시는 아저씨를 찐득하게 따라다니면서 얻은 정보는
12시쯤 되어야 청소가 끝난다고 한다.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기때문에 다른곳을 다시 보고 오기로 한다.
이때는 몰랐다. 이게 얼마나 큰 문제를 야기할지.
바이바이 트레비~
트레비를 지나는데 또 군밤장수가 있다.
아저씨가 안 볼때 사진을 찍는다.
예전 유럽여행 할 때,
길거리 예술하는 분의 사진을 찍은적이 있다.
이 사진이었는데,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아저씨가 나에게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다.
옆에 사람도 많고 장난인 거 같아서 웃으면서 갔더니
사진을 찍었으니 돈을 내놔라는 느낌의 말을 한다.
영어를 전혀 못할때라 돈 없다고 말을 하는데
그럼 카메라를 달라고 한다.
무서워서 자리를 피하려고 하는데
저 아저씨는 계속 따라오고
하나의 퍼포먼스로 보이는지 주변사람들은 그저 웃기만 하고 있다.
엄청 생생히 기억나는데,
내가 나이키 옷을 입고 있었는데
비싼 옷 입었는데 왜 돈 없냐고
돈을 내던지 카메라를 내 놓던지 뭐라도 달라고 붙잡고 놔주질 않았다.
가방에 있던 파워에이드를 주고 뒤도 안돌아보고 빠른 걸음으로 도망을 쳤는데
그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있어서
외국에서 거리 예술가나
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 사진을 찍을때 무섭다.
콜로나 광장에 있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스의 원주
언뜻보면 여러개중의 하나인 오벨리스크 같아 보이는데
자세히 올려다 보면 완전 대박 멋지다.
오전 10시가 넘어가기 시작하니까
5월이지만 엄청 뜨거운 햇볕이 내리 쬐기 시작한다.
선글라스를 써도 눈이 부신 햇빛이다.
해가 뜨거우니까
젤라또를 먹으러 가자!
길에 새겨져 있던 예쁜 별.
확실히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 도무지 모르겠다.
몬테치토리오 궁전에 있는 이탈리아 의사당 건물.
관공서가 있어서 그런지
경찰도 많고 유난히 안전해 보이는 지역이다.
몬테치토리오 궁전을 지나면
로마 3대 젤라또 집의 하나인 지올리띠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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