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상한 젤라또 맛을 봤다면
오늘은 로마 3대 젤라또라고 불리는 지올리띠의 젤라또를 경험하러 간다.
배낭여행으로 왔었을 때, 로마의 3대 젤라또를 다 경험했는데
그 당시 지올리띠가 가장 좋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다른 젤라또는 지나친다고 해도 별 감흥이 없었는데
이곳마저 지나친다고 했으면
여행 3일만에 엄마랑 싸웠을 수도 있다ㅋㅋ
간판만 봐도 오랜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엄청 앤티크한 지올리띠의 실내
지올리띠는 젤라또로 유명하지만
일반 카페처럼 커피와 디저트도 판매한다.
우리가 간 시간은 엄청 한가해서 줄이 없었다.
지올리띠에 들어가면 저 앞에 보이는 카운터에서 먼저 계산을 해야 한다.
계산을 하고 나면 영수증을 주는데
그 영수증을 젤라또 퍼주는 아저씨한테 드려야 한다.
스쿱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진다.
우리는 2.8유로짜리를 먹었다.
아저씨가 영수증을 보시고 어떤 맛을 먹을지 고르라고 하신다.
콘인지 컵인지도 고르라고 한다.
콘에 먹으면 엄청 빨리 녹아서
손에 질질 흘러 끈끈해지는 느낌이 싫어 컵으로 선택한다.
정말 너무나도 다양한 맛이 있어서 쉽게 고르기가 힘들다.
특히나 결정장애가 수준급인 사향은 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덕분에 여유롭게 지올리띠 내부를 관찰할 수 있었다ㅋㅋㅋ
엄마는 끝까지 오드리햅번을 따라하기 위해서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먹었던 맛을 드신다.
어떤 맛인지 써있지 않고
걍 로마의 휴일이라고 설명되어있는 맛이다.
사향은 정말 결정을 못한다ㅋㅋㅋㅋ
로마에서의 시간이 다 끝나버릴 기세다.
아이스크림을 받아서 출구라고 쓰여있는 곳으로 나오면된다.
입구랑 반대편에 있다.
손님이 많을때는 동선이 겹칠 수 있기때문에
출입구를 분리 시켜둔 것 같다.
실내에도 테이블이 있고
실외에도 테이블이 있는데
테이블에 앉아서 먹으면 테이블 차지가 있으니까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서 앉으면 된다.
우리는 아직 덜 피곤해서 테이크아웃을 한다.
바티칸 가이드님이 추천해주신 리쪼(쌀맛)를 나눠먹었는데
정말 맛이 좋았다.
타짜도르에서 에스프레소도 꼭 마셔보라고 하셨는데
못먹고 지나치기만 한게 못내 아쉽다.
왼쪽은 2007년의 지올리띠, 오른쪽은 2018년의 지올리띠
시간이 흘러도 모습이 그대로다.
굳이 가봤던 여행지를 또다시 찾는 이유는
이렇게 그때 내가 봤던 모습이 변함없이 남아있음을 보고
추억을 되새길 수 있기때문이다.
젤라또를 먹으면서 판테온으로 간다.
p
다양한 기념품, 먹거리, 젤라또 등이 즐비한 골목들을 구경하면서 걸으니
금새 판테온에 도착한다.
이번 여행의 취지는
10년 전 엄마가 나에게 보여주신 것들을
내가 엄마에게 보여드리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내가 인상깊었던 곳을 다 자세히 오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로마에서 가장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 판테온이다.
이곳에 오기전부터 판테온에 대한 설명도 많이 드렸고
마치 판테온이 내 것인 양 엄청나게 칭찬을 많이 했다.
그리고 다시 찾은 판테온은 여전한 모습으로 있었고
그때처럼 소름돋는 모습이다.
바티칸 가이드투어를 하면서
로마 시내 곳곳에는 바티칸의 재산이 많이 있어서
IS가 로마는 테러를 하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판테온 앞 오벨리스크에도 교황청의 문양이 들어가 있다.
이런것도 가이드 투어가 없었으면 모르는 채 지나갔겠지.
정말 아는만큼 보이는게 맞는 것 같다.
다시한번 이태리 스케치북 바티칸 투어 안민경 가이드님 감사합니다ㅋㅋㅋ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판테온으로 들어간다.
역시나 판테온에서 우리를 처음 맞이하는 것은
돔 가운데 뻥뚫린 구멍이다.
어떻게 이렇게 만들 생각을 했는지.
천장에서 수직으로 내려오는 부분 바닥은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펜스가 쳐져 있다.
왜인지 이유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곳에 구멍들이 슝슝 뚫려있는게 보인다.
저 천장을 통해서 비라도 떨어지면
배수가 필요해서 이렇게 만들어놓은건가 싶다.
자세히보면 구멍쪽으로 바닥이 기운것도 같고.
시간에 따라 햇빛이 들어오는 방향이 바뀐다.
마음같아서는 해가 떠있는 내내 이곳에 있으면서
빛이 움직이는 것을 천천히 감상하고 싶은 마음이다.
판테온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어제 정말 수도 없이 많이 들었던 그 이름,
바티칸 3대 천재 라파엘로의 무덤이 판테온 안에 있다.
판테온을 먼저 들렀다가 바티칸을 갔다면
라파엘로 무덤앞에서의 감흥은 전혀 없었겠지.
판테온을 둘러보니 얼추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의 골목이 너무나 예쁘다.
진짜 로마는 골목골목에 아기자기한 매력이 넘친다.
타짜도르 에스프레소 마셔야 하는데,
점심을 먹어야 하니까 밥 먹고 마시자고 하고 그냥 지나친다.
결국은 먹지 못했다는 슬픈전설이-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건,
해야할 것, 봐야할 것, 먹어야 할 것들이 있으면
다른 거 먼저하고, 사람이 없을 때, 배고플 때,
이런 생각 하지 말고 그 즉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기회는 영영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로마의 아기자기한 골목들을 걸으면서 나보나 광장쪽으로 향한다.
나보나 광장에 펼쳐진 많은 식당 중 한 곳에서 식사를 할 생각이다.
나보나 광장을 가는 길에 발견한 성당.
이름도 모르는 성당인데 엄마가 들어가자고 해서 들어갔다.
산타고스티노 성당이라는 곳인데
실내가 굉장히 웅장하고 위엄이 느껴졌다.
곳곳에 많은 조각과 그림들이 있었는데
라파엘로의 작품도 있었다! 대박!!
엄마는 또 열심히 기도를 하시고 성당을 나선다.
그리고 점심은 맥도날드!!
성당을 나서서 조금만 걸어가면 맥도날드가 있는데
맥도날드에서 풍겨오는 감자튀김의 향기가
우리를 나보나광장까지 가지 못하게 만들었다ㅋㅋㅋ
게다가 스페인광장에서 화장실을 가려고 들렸던 맥도날드의 감흥이
아직 고스란히 남아 있었는지
모두 맥도날드 콜! 을 외치면서 들어선다.
이탈리아의 맥도날드는 세트메뉴에서
사이드로 샐러드를 고를 수 있다.
샐러드 매니아 사향은 당연히 샐러드를 선택.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먹은 덕에
자연스레 나보나광장은 패스하게 된다.
이래서 여행은 볼 수 있을 때 봐야하는 거다.
어제 나보나광장 갔을 때 잘 둘러봤으면 미련도 안남을텐데...
그리고 이때까지 우리 모두 잊고 있었는데,
우리 판테온 보고 트레비분수가서 동전 던지기로 했거든!!!
여기서 베네치아 광장쪽으로 가면
트레비분수는 진짜 빠이빠이인데ㅠㅠㅠ
이래서 여행은 볼.수.있.을.때.
할.수.있.을.때. 해야한다.
타짜도르도 못갔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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