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나 자체 반나절 투어를 잘 마치고
차를 가지러 에어비앤비로 돌아갔다.
오후에는 운전을 해서 산 지미냐노로 가는 것이 계획이었다.
가는길에 현지인이 찾는 맛집을 가보고 싶어서
열심히 청소를 하고 있는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근처 맛집을 물어봤다.
조건은
네가 잘 가는 곳이나
너의 친구들이 잘 가는 곳.
관광객들이 별로 찾지 않는 곳이면 좋겠다는 것.
호스트가 알려준 곳은
Monteriggioni, 몬테 리지오니.
시에나에서 차로 20분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이었다.
그 곳에 가면 예쁘면서 현지느낌이 있는 레스토랑이 많으니까
실망하지 않을거라는 말을 남긴다.
현지인에게 추천받은 곳을 마음에 품고
든든한 마음으로 운전을 해서 시에나를 떠난다.
그나마 사진을 찍은 이 길은
분위기가 좋아서 찍은거지
조금 더 지나니까 완전 오프로드에 산길이 나왔다.
몬테 리지오니.
Monte는 이탈리아어로 언덕이라는 뜻이다.
아마 Waze 네비게이션이 몬테 리지오니 마을이 아니라
몬테 리지오니 언덕 꼭대기로 안내를 해준 것 같았다.
길이 너무나 위험해보이고
도저히 승용차로는 갈 수 없는 길인 것 같아서 낑낑거리며 차를 돌렸다.
그리고 다시 포장도로를 만났을 때,
이런 이정표를 만날 수 있었다. 허허허
토스카나 지역은 드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어서 그런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유럽 운전이 서툰 우리에게는
가끔 위험한 존재이기도 했다.
몬테 리지오니는 시에나에서 멀리 떨어진 곳도 아니었고
호스트가 언덕위에 성으로 둘러쌓인 곳이라고 설명도 해줬기 때문에
멀리서 봐도 '이 곳이 몬테 리지오니구나'
라고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성곽 아랫쪽에 주차장이 있었는데
햇살도 뜨겁고 시간도 아끼고자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꼭대기 성문 앞에 넓은 주차장이 있었고
주차하기도 수월했다.
다만 걱정은 이탈리아에서 무인주차장을 처음 이용하기때문에
어떻게 사용을 해야하나였다.
이걸 미리 몇시간 사용할지 계산을 하고 앞유리에 꽂아 놔야할지
아니면 한국처럼 나갈 때 계산을 하면 되는건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벌금을 낼 때 내더라도,
시간이 금이니까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
한국식으로 계산 하는것으로 마음먹고
몬테 리지오니 성문 안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몬테 리지오니는 성곽 안에 있는
정말 작은 마을이었다.
예전에 정말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스페인에 있는 몽블랑을 간 적이 있었다.
어딘가 비슷한 풍경과 느낌에
옛추억을 꺼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 곳이 스페인 몽블랑이다.
성문을 들어서 마을로 가면
제일 먼저 성당과 우물을 만날 수 있다.
Chiesa Di SantaMaria 성당이 있는 이 곳 광장이
몬테 리지오니의 전부라고 할 만큼
몬테 리지오니는 작은 마을이다.
과거 이탈리아의 도시 중앙에는
성당이 있고 그 앞에는 광장이 있었으며
그 광장에는 우물이 있었다고 한다.
고로 우물이 있는 이 곳이 몬테 리지오니의 다운타운인 셈이다.
몬테 리지오니 다운타운에서 연애를하는 어린커플인가?
이탈리아노들은 사랑을 속삭이는게 타고 난다는데...
초딩같아보이는 친구들도 멋져보인다.
과거 피렌체와 라이벌관계에 있던 도시 시에나.
그 시에나의 국경을 수비하기 위해 만든 성이
이 곳 몬테리지오니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계획도시일 수도 있고
반대로 생각하면 총알받이의 운명을 가진 마을일 수도 있는 곳이다.
작은 마을이지만 예닐곱개의 레스토랑도 보이고
젤라또집도 보이고
기념품샵도 보이고
성당도 있고
없을 게 없는 관광마을이다.
우리도 분위기가 좋아보이는 핏자리아집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주문은 사향이 담당한다.
나나 우리 가족들의 주장에 따르면
사향은 언어쪽의 능력이 상당히 발달한 사람이다.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5일만에 이탈리안으로 어지간한 주문은 문제없이 해낸다.
참 부러운 능력이다.
너무 더우니까 콜라와 스프라이트 먼저 주문을 하고
전혀 의미를 알 수 없는 알파벳이 나열된 메뉴에서
사향은 실망하지 않을 음식을 찾아서 주문을 척척 해낸다.
나중에 사향에게 듣게된 노하우는
웨이터에게 여기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 무엇인지 추천을 받거나
저 옆 테이블에 올라와 있는 메뉴가 맛있어보이면
똑같은 것을 주문하거나 그랬다고 한다.
뭐 그것도 나름 능력이면 능력이지 뭐.
테이블이 광장 주변부에 자리잡고 있어서
음식을 기다리면서 둘러보는 광경이
걸으면서 이곳 저곳을 둘러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음식이 나오는데
이상하리만큼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아서
자리에서 일어나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광장 주변으로 식당도 많고
아까말한 젤라또집이며 기념품샵도 있다.
심지어 2017년 2018년 연속으로 미슐랭 가이드에 뽑인
Ristorante Il Pozzo 라는 레스토랑도 있다.
조금만 더 둘러보고 저기를 갈 걸 그랬나-
이곳엔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이 많지 않았으며
모두가 휴일을 즐기는 현지인처럼 보였다.
관광객이 붐비는 도시들에 있다가
이렇게 고즈넉한 시골마을에 와 있으니
또 다른 여행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사향이 주문한 음식들은 역시 실패가 없었다.
확실히 메뉴를 모를때면
주변 테이블을 살펴서 많은 사람들이 먹는 것을 주문하거나
종업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화장실을 가려고 식당 내부에 들어갔는데
상을 받은 트로피가 꽤 많았다.
주문을 잘해서 음식맛이 좋았을 수도 있지만
주방장의 솜씨가 좋아서 음식맛이 좋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몬테리지오니를 그린 그림.
밥을 먹고 몬테리지오니를 둘러봤더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나가버렸다.
오후에 생각했던 산 지미냐노를 포기하고
다음 목적지인 피렌체로 목적지를 잡는다.
아마도 과거 시에나를 지키던
몬테리지오니와 같은 외곽의 성들을 나타낸 지도 같다.
몬테 리지오니의 다운타운에서도 우리의 시그니처 포토를 남겨본다.
몬테리지오니를 떠나게 되니까
주차장의 요금 정산이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몬테 리지오니 주차장의 정산기계.
꽤 오래되어보이는 모습답게
신용카드 결제는 되지 않는다.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있는데
1시간에 3유로
24시간에 5유로다.
우리는 세 시간정도 주차를 했으니까 5유로!
주차권을 넣으면 요금이 나오고 그에 맞게 현금을 넣으면 된다.
한국하고 똑같은 방식인데 괜히 겁을 먹었었다.
이 영수증을 잘 받았다가
나갈때 차단기가 있는 곳에서 바코드인식을 하면 끝!
이렇게 몬테 리지오니를 둘러보고 피렌체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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