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의 하코네를 온종일 즐겼더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어젯밤에도 오늘 아침에도 온천을 했지만,
역시나 피로엔 온천만한 것이 없다.
그러니까 온천을 가자!
사실 하코네를 찾은 이유는 -물론 사향의 추천이 있었지만-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떠나기 전에 하코네에서 후지산이 보인다거나
곤돌라를 타고 해적선을 타고 그런것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었다.
하코네는 '온천마을' 이라는 것 밖에.
하코네에는 다양한 온천들이 있다고 한다.
정말 비싼 료칸부터 한국의 대중탕처럼 저렴한 가격에 온천만 즐길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사향은 여러 온천중에 箱根湯寮, 하코네 유료 온천을 추천해줬다.
가격도 저렴하면서 노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하코네 유모토역에서 송영버스가 다니고 있었고,
버스로 5분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름이 유료라니... 좀 이상하긴 하지만
굳이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하코네 기숙온천 정도 되겠다.
이곳의 역사가 얼마나 되었는지, 물이 얼마나 좋은지는 알 수 없었지만
유구한 역사를 지닌 온천마을에 있는 온천인만큼 상당히 고풍스러운 모습이다.
이름과 달리 이곳에서는 숙박이 되지 않는다.
이곳에는 대중탕과 가족탕 두가지의 선택권이 주어지는데
유아를 동반한다면 꼭 가족탕을 가야 한다!!
글자와 디자인만 다를뿐이지 한국의 대중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것이 있다면, 수건이 없다!!!!
일본에서 유명한 마유샴푸부터 트리트먼트, 바디클렌져, 심지어 페이셜 워시까지 있지만,
수건은 없다! 입장을 할 때 카운터에서 450엔을 지불하면 빌릴 수(사는건가??)있다.
하지만 가난한 나를 위해 사향이 미리 수건을 준비해와서 나는 입장료 1,200엔만 지불했다.
사실 내가 그리던 일본 겨울의 노천온천은,
산 중턱에 있어서 산봉우리마다 하얀 눈이 덮여 있고
저 아래로 대자연이 보이는 그런것이었는데...
하코네 유료의 노천온천은 그런 모습과는 괴리가 있었다.
탕 내부의 사진을 찍을 수는 없으니-
홈페이지에서 퍼온 사진으로 대체한다.
그리고 http://www.hakoneyuryo.jp/ 하코네 유료 홈페이지.
나무들이 노천탕을 벽처럼 둘러싸고 있어서 외부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지만
반대로 내부에서도 외부가 잘 보이지 않아 경치를 즐기기에는 답답한 면이 있었다.
남탕과 여탕이 나뉘기 전에 흡연실도 준비되어 있었고,
만남의 광장이라고 해야하나, 온천을 마치고 이성을 기다릴 수 있는 대기실이 있었는데
슬램덩크를 비롯한 다양한 만화책과 잡지들,
그리고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도 준비되어 있었다.
내가 꿈꾸던 그런 모습의 노천온천은 아니었지만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온천이었다.
온천을 즐긴 우리는 다시 하코네 유모토역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하코네 근처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이자 사향이 살고 있는 오다와라로 간다.
오다와라역에 대기하고 있는 이름만으로도 로맨틱한 로망스 카.
오다와라는 하코네를 갈 때 어떠한 열차를 타고 가던지 꼭 거쳐야하는 하코네의 관문이다.
신칸센이 정차하기도 하고 다양한 노선의 열차가 있어서 역이 굉장히 크다.
오다와라 역 앞에 있는 와타미라는 이자카야에서 저녁을 먹는다.
와타미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프랜차이즈라고 한다.
(2016년 11월에 오다와라를 방문했을때는 다른 이름의 이자카야로 바뀌어 있었다;;)
사실 한국에 살면서 이자카야는 일본식 술집이라는 지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일본에서 이자카야를 가서 수많은 메뉴들을 보면서
이자카야는 요리주점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는 생각은 했다.
저녁겸 안주겸 맥주와 사케와 함께 다양한 요리를 즐긴다~
둘이서 6,000엔에 가까운 음식을 먹었다.
오다와라역에서 사향은 집으로 돌아가고,
나는 다시 ResorPia Atami로 간다.
몇정거장 되지도 않는 구간인데 410엔... 교통비가 정말 비싸다.
공사중인 아타미역.
지금은 Lusca라는 백화점 비슷한 건물이 들어왔다.
서울역이나 영등포역처럼 민자역사가 된 것이지 뭐.
어제는 아타미역에서 숙소까지 사향과 떠들며 오느라 경치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오늘은 여유롭게 혼자 걷다보니 일본풍의 길이 눈에 들어온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사향을 만나러 오다와라로 가야한다.
오늘의 일정은 가마쿠라와 에노시마.
그곳으로 가는 길 중간에 오다와라가 있기때문에 오다와라역에서 사향을 만나기로 한다.
그리고 대망의 체크아웃시간.
이틀에 10만원 수준의 방을 원했는데,
이곳은 하룻밤에 최소 10만원 수준의 방인 것 같았다.
리셉션에 키를 반납하고 받은 영수증엔 조식포함 9,642엔이 찍혀있었다.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생각보다 싼 가격이라 빠르게 계산을 하고 전철을 타러간다.
나중에 알았지만 사향의 할머니가 리조르피아의 회원이셔서 회원가로 방을 잡아주셨다고 했다.
비회원가로 하면 1박에 15,000엔 정도,
그리고 주말이나 지금처럼 연휴라면 그 이상의 가격이라고.
좋은 가이드를 만나서 좋은 숙소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했다.
에노시마를 가는 JR의 관문 후지사와로 가는 열차표.
1시간도 안 간 것 같은데 1,140엔. 일본의 교통비는 정말 무섭다.
지난 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오다와라역.
이곳에서 가이드님을 기다린다.
사향을 만나서 후지사와역에 도착했다.
내 캐리어를 보관하기 위해 코인락커를 찾았는데...
저런!!! 현금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오직 Suica같은 교통카드로만 가능하다고.
다행히 사향이 Suica 카드를 가지고 있어서 캐리어를 보관할 수 있었다.
사향이 없었다면 큰 낭패를 볼 뻔했다.
JR 후지사와 역에서 구름다리를 건너 다른 빌딩안으로 들어가면
조그마한 매표소와 함께
에노덴 후지사와역이 나온다.
아무런 정보도 없던 나에게
이 롯데월드 모노레일 같은 느낌의 역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뭔지는 잘 모르지만 600엔짜리 1Day Pass를 사고 열차를 기다린다.
그리고 이제껏 만났던 열차중에 가장 독특하면서 정감있는 열차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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