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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나날들/유럽

봄여행/15일간의 유럽, 쥰세이와 아오이가 되는 피렌체 두오모 쿠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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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일찍 조토의 종탑을 올라

피렌체의 아침풍경을 즐기고 왔는데

아직도 두 숙녀의 외출준비가 끝나지 않았다.

종탑이 보이는 방 침대에 누워 

남아있는 여운을 즐기면서 두 분의 외출준비를 기다린다.


우리는 한국에서 두오모 통합권을 구매하고

쿠폴라 입장시간을 예약하고 왔다.

두오모 통합권으로는 갈 수 있는 곳이 참 많았는데

나는 조토의 종탑과 두오모 쿠폴라를 올랐고

사향은 두오모 쿠폴라 입장에만 사용했으며

엄마는 컨디션 문제로 단 하나도 사용하지 못하셨다ㅠ


이제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아무리 힘이들었어도 엄마를 끌고 쿠폴라를 올랐어야 했다는 후회가 남는다.

 

두오모 통합권을 예약하면 통합권 바우처가 발행되고

두오모 쿠폴라 입장 시간을 예약 할 수 있다.

통합권은 엄마, 사향, 나 각각 발행이 되지만

쿠폴라 예약권은 한장으로 발행이 되었다.

우리는 해가 예쁘게 떠 있을 오전 11시 30분으로 예약했다.


쿠폴라 입장권은 인쇄를 하던지 

저 바코드를 캡처를 해가던지 입장을 할 때 꼭 필요하다.




우리가 집에서 나온 시간이 오전 9시 40분.

벌써 두오모 근처에는 많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쿠폴라 입장 시간을 예약하지 않은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고

그 주변으로는 바우처를 판다는 호객꾼들 역시 줄지어 서 있었다.


예약을 한 자의 여유라고 해야하나.

줄을 서 있는 그들에게 비소를 날리며

두오모가 잘 보이는 파니니집에 자리를 잡는다.









꽤 맛집이라고 소개를 받고 간 파니니집이다.

다만 빵이 꽤 딱딱한게 엄마와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하지만 사향은 꽤 즐기는 듯한 느낌이다.

딱딱하게 느껴지는 빵을 제외하고 맛은 좋았다.



여행을 다녀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MBC에서 방영한 선을 넘는 녀석들이란 프로그램에서 피렌체가 나왔다.

유명한 역사강사인 설민석이 나와 피렌체에 관련한 이야기를 아주 재밌게 풀어주었다.

백치 캐릭터로 유명한 솔비, 걸스데이의 유라가 게스트로 등장해서인지

설민석은 아주 쉽고 흥미진진하게

이탈리아와 피렌체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고

피렌체가 나은 유명한 인물인 미켈란젤로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그런데 그 설명을 해주었던 카페가!!!

우리가 파니니를 먹었던 그 곳이다!!

자리를 잡은 테이블도 거의 뭐 우리자리라고 봐야한다!

괜히 더 반갑고 다시 그곳에 간 듯한 기분이다.




방송에서 찾은 카페인만큼

보여지는 그림은 손색이 없을만큼 좋다.

어느 방향으로 보아도

피렌체의 매력이 뿜어져나온다.


내가 엄마와 사향만 사진을 찍어주자

옆에 앉은 잉글랜드-네덜란드 커플이 가족사진을 찍어주겠다며

포즈를 잡아보라고 한다.


잉글랜드-네덜란드면

한국-일본과 어딘지 비슷한 거리와 위치인 것 같다.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지만 바다를 건너야 하는...


사향과 나도 국제커플이라고 소개를 하자

이런저런 이야기로 웃음꽃이 핀다.

남자친구가 아직 프로포즈를 안하고 있다며 눈치를 주는데

'프로포즈' 는 남자가 구박을 받을 수 있는 만국 공통 공격거리인 것 같다.

우리도 국제연애를 하기 힘들어서 빨리 결혼을 했다며

빨리 합치라고 괜히 오지랖을 부려본다.

 



쿠폴라로 입장하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소풍으로 온 것 같은 아이들,

웨딩드레스 코스츔을 한 여자등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나이의 사람들이

설렘설렘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예약시간이 좀 남은 관계로

이리저리 거리를 둘러본다.






그러다 만난 한 동양이 커플의 세레모니.

이런곳에서 드레스와 턱시도를 갖춰입고

클래식한 마차를 타고 다니며 웨딩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상당히 로맨틱해 보여 부러웠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도 쿠폴라로 입장한다.

엄마는 계단의 갯수와 쿠폴라의 높이에 지레 겁을 먹으시고

등반을 포기 하셨다.

그래서 어머니의 두오모 통합권은 개시도 못했다는 슬픈 전설이...












두오모 내부로 들어가서 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천장화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만큼의 큰 감동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꽤 인상적인 그림이다.


이곳에서 마지막 평지를 걷고

본격적으로 쿠폴라 등반을 시작한다.






간간히 창문이 보이는데,

그 창문을 통해 내가 어디만큼 올라왔구나라고 가늠할 수 있다.

쿠폴라가 조토의 종탑보다 조금 높다고 했는데

종탑의 상부가 다 보이는 것을 보니

거의 정상에 도달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타난 깍아지듯 경사가 높은 계단.

거의 절벽과 같은 모습이었는데

저 계단을 오르면


쿠폴라 정상으로 통한다!


누군가 쥰세이와 아오이가 쿠폴라 계단을 오르고

두오모 꼭대기에서 만나면

땀으로 범벅이 되어서 그다지 낭만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을거라고 했다.


계단을 오르면서 그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충분히 오를만한 높이지만 

그래도 꽤나 힘든 높이였으니까-


하지만 쿠폴라 위에서 내려다보는 피렌체의 풍경이 너무나 낭만적이어서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얼굴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고 해도

사랑스러울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더불어 살랑살랑 불어오는 토스카나의 바람이 너무도 시원해서

땀으로 범벅이 될 일 도 없었다.







수 없이 많이 봐서 너무도 익숙한

원형으로 생긴 두오모 쿠폴라를 한 바퀴 돌고

또 돌고 또 돌면서 피렌체를 감상한다.


갑자기 비가 내리면서 날씨가 흐려진게 정말 아쉬웠지만...

그래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침에 올라갔던 조토의 종탑.

하루에 종탑과 두오모 두 곳을 모두 오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종탑을 아침에 올랐는데,

종탑도 오후에,

그리고 이 곳도 해가 좋은 오후에 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렇게 하려면 이틀로 나눠야겠지-






비쥬얼적으로는

두오모가 보이는 조토의 종탑에 올랐을 때가 더 좋아보이는데

피렌체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있다는 생각때문인지

이곳에서 느끼는 감정이 더 뭉클하고 벅차오른다.


오래전에 읽어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기억속 어딘가에 남아있는

냉정과 열정사이의 로맨스가 꿈틀거리기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잘 찾아보면 엄마가 보인다.

우리집에서 두오모가 보이는 만큼

두오모 위에서도 집이 잘 보인다ㅋㅋ




사향은 이때 누구와 통화를 했을까-






누군가 찍어준 초점이 하나도 맞지 않은 우리의 사진.

함께 찍은 사진이 이 것뿐이니,

이거라도 소중히 간직해야겠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쿠폴라를 내려간다.

또 오를 기회가 있다면,

햇살 좋은 날 꼭대기에서 몇시간이라도 머물고 싶은 맘이다.




못다한 천장화 감상을 더 하고




성당 1층으로 내려와 쿠폴라 일정을 마무리 한다.

반나절만에 종탑과 쿠폴라를 모두 올랐지만 

크게 힘들지 않고 충분히 할 만했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자꾸 엄마를 모시고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과

쿠폴라에서 보는 피렌체 전경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가슴 한켠에 계속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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