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오모를 다녀 온 우리는 엄마를 픽업해서
가죽시장으로 불리는 피렌체 중앙시장으로 간다.
우리는 피렌체의 중심인 두오모 근처에 숙소를 잡았고
숙소근처까지 차를 타고 이동했기 때문에
피렌체의 두오모 이외 지역으로 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계속 두오모 인근에서만 머물러서였는지 몰라도
가죽시장쪽으로 가는길이 새로우면서 예쁘게 느껴졌다.
가죽시장 입구.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여기서 부터 시장입니다'
라는 느낌이 확 온다.
파리 몽마르뜨언덕 앞에서
팔찌를 채워서 강매를 하는 흑형들을 조심해야 한다면
이곳 피렌체에서는
저기 바닥에 그림을 널어놓고 파는 아저씨들을 조심해야 한다.
자칫 잘못해서 그림을 밟으면
그림을 강매당하는데 가격이 부르는게 값이라고 한다.
시장을 다 구경하고 나오다가
저 아저씨들과 실갱이를 하는 관광객을 봤는데
그저 안타까웠다.
시장은 사람이 많으니
저 아저씨처럼 가방을 앞으로 하지 않으면 소매치기의 위험이 따른다.
가죽 시장답게 시장 전체에 가죽냄새가 진동한다.
가죽제품의 디자인도 색깔도 예뻤는데
미리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장 노점에 있는 가죽들은 가짜 가죽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제품을 살 때는 제품을 꼭 라이터 불에 대어 보고 판단하라고 했다.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고 흥정을 하면서
진짜 가죽 맞냐고 물어보면
판매하시는 분이 라이터불로 확인을 시켜준다고 하는데
품질에 자신이 있는 상점이면 라이터불을 한 곳에 오래동안 대고 있고
그렇지 않은 집은 불을 왔다갔다 움직인다고 한다.
사향도 엄마도 쇼핑하느라 신났다.
여자들 아무리 피곤하다고 해도
쇼핑만 하러가면 에너지가 샘솟는다.
두오모 꼭대기에 가죽제품을 전시하고 팔았다면
울 엄니 몇 번이라도 올라가셨을 것 같다.
이곳은 닉네임이 가죽시장이고
실제 이름이 중앙시장인만큼
가죽제품 뿐 아니라 다양한 물건을 많이 팔고 있다.
메인 스트리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이런 한식당도 만날 수 있다.
시장이지만 이런 고풍스러운 건물도 있다.
역시 살아있는 역사도시답다.
그리고 시장안에서도 너무나 잘 보이는 두오모.
어디서도 저 두오모가 보이기때문에
피렌체에서 길을 잃을 바보는 없을 것 같다.
피자의 나라답게
아기자기 예쁘게 생긴 다양한 피자칼도 판매하고
관광객을 유혹할만한 다양한 상품들이 있다.
우리는 시장을 돌고 돌아
Donatello, 도나텔로라는 매장으로 입성했다.
이 상점도 역시 시장 중앙에 매대를 진열해 놓고 있었는데
엄마와 사향이 이 곳의 가죽질이 유난히 마음에 들어서
다른 제품을 보여달라고 했더니
옆에 있는 자기들의 상점으로 안내를 해주었다.
쇼핑의 문외한인 내가 봐도
확실히 밖에 진열된 다른 상품들보다 품질이 좋아보였다.
사장님의 말로는
시장 거리에서 인도계열의 아저씨들이 파는 제품은
다 가짜가죽이라고 했다.
그들은 가죽제품에 피렌체 문양을 넣어서
관광객들에게 피렌체 가죽임을 세뇌 시킨다고 하는데
값이 싸다고 덮썩물면 낚이는거다.
이곳은 한국인들에게도 꽤 인기가 있는 곳 같았다.
곳곳에 한국손님의 인증메세지가 있었고
사장님이 보여주신 한국가이드북에 이 곳이 소개되어 있기도 했다.
다른 관광객들 말처럼 현금으로 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카드로 하면 세금환급을 받을 수 있는데
환급을 받는 것보다 현금 할인 폭이 더 컸다.
사향과 엄마의 끊임없는 쇼핑이 지루했던 나는
샵 밖으로도 나갔다가 들어왔다가 방황을 했다.
분명히 피곤하다고 하셨는데...
전혀 피곤해 보이지 않.았.다.
사향과 엄마는 백을 하나씩 구매하고
열심히 할인을 받고 예쁘게 생긴 사장님과 인증샷도 남겼다ㅋㅋㅋ
처음 우리를 응대하신 분은 중년의 남자분이었는데
그가 사장님인줄 알고 열심히 흥정을 했더니
자기는 직원이라며 사장님을 모시고 오셨다.
그 분이 저 미모의 여사장님이었는데,
알고보니 둘이 부부였다고ㅋㅋㅋㅋ
남편분이 흥정이 싫었던지
아내한테 우리를 패스한 느낌이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엄청 마음에 들고 예쁜 백을 하나씩 장만하셨다.
엄마는 이때부터 어제 더 몰 아울렛에 산 가방을 환불하고 싶어하셨...
쇼핑을 하고 흥정을 하느라 체력을 소진하셨는지
옆에 있는 맛있게 생긴 베이커리에서 빵을 사먹는다.
그런데 엄마 표정 전혀 지쳐보이지 않는데!?ㅋㅋ
빵을 산 우리는 수소문해서 찾은 근처에 있는 중국마트에 간다.
해외에 가면 항상 놀라는게
중국마트에 가면 한국음식을 팔고
한국마트보다 더 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신기한 시스템이다.
아무튼 피렌체에도 중국마트가 두 곳 정도 있다고 하는데
중앙시장내에 중국마트가 있어서
이곳에서 라면을 산다.
다음 여행지인 스위스의 살인물가를 걱정한 우리의 비상식량이다.
소주와 막걸리도 팔던데
다행히 별로 땡기지 않았다ㅋ
양손에 쇼핑바구니를 들어서 그런가 둘의 표정이 엄청 즐거워보인다.
기분이 좋을 때 사진을 많이 찍어두는게 이득이지ㅋ
사향은 시어머니, 그것도
국적이 다른 시어머니와
함께 하는 여행이 힘들텐데
둘이 꽤 다정하게 다니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다.
마지막으로 엄니가 어젯밤 봐두었던 골프용품을 사기 위해
두오모 근처에 있는 상점에 들른다.
꽤 고급스러워 보여서
지인들에게 기념품 선물을 하기에 좋아보인다.
아까 도나텔로에서 피렌체 문양이 찍힌 가죽은 가짜라고 해서 좀 의심이 가긴 했는데...
(파란 골프백 키홀더 바로 아랫부분에 있는 스페이드 비슷한 모양이 피렌체 문양이다)
이곳은 매대가 아닌 정식상점이고
세금 환급도 해주는 매장이라 믿기로 했다.
우리 에어비앤비 호스트 Chiara가 알려준
피렌체에서 아니 토스카나에서 제일 맛있다는 파니니 집.
기억해 둔다고 사진을 찍어두고는 끝내 가보지는 못했다는 슬픈 전설을 남긴 곳이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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