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의 나날들/한국

강원도 정선군, 참억새 군락지 민둥산 억새꽃 축제

반응형





오랜만에 사향과 둘이 데이트를 다녀왔다.

강원도 정선에서 한창 진행중인 

민둥산 억새꽃 축제.


네비게이션에 '민둥산 억새' 를 검색하면 무료 주차장을 안내해준다.

그 곳에 주차를 하고 등산을 시작!


민둥산 억새꽃 축제의 공식 마스코트인듯한

억순이와 민둥이.

이름을 보면 여자와 남자 같은데...

이름말고 뭐가 다르지?ㅋㅋㅋ



주차장에서는 다양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었다.


주차장을 나와 다리를 건너면


민둥산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가 보이는데

사람들이 저 곳으로 차를 가지고 올라가길래

우리도 조금 덜 걸어보겠다고

주차장으로 돌아가 차를 끌고 갔다.




차를 타고 멋지게 민둥산 가는 길이라는 사인을 지나서 5분쯤 달렸더니


OK주차장이라는 주차장이 나타났다.

느낌이 처음 주차를 했던 메인 출발점보다 

민둥산 정상이 더 가까울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고냉지 배추 밭을 지나자


바로 등산로 입구가 나타났다.

이 때 까지는 몰랐다.

민둥산이 그렇게 높은 산인 줄.

그리고 우리가 택한 노선이 잘못 된 것이었음을.


민둥산은 이름때문에 '동산' 같은 귀여움이 있어서

등산을 하는데 별로 힘이 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편한 옷에 워킹화를 신고 갔다.


하지만 민둥산은 해발 1000미터가 넘는 높은 산이다.

올라가면서 만난 많은 등산객들이

민둥산이라고 해서 안 높을 줄 알았는데 너무 높아서 죽겠다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고...


그리고 정상에서 민둥산을 자주 찾은 분에게 들은 말에 의하면

증산 초교 출발점에서 올라오는 것이 쉽다고 했다.

민둥산 억새축제 밭까지 가는 쉬운코스는

정석대로 1이라고 쓰여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증산초교 출발점에서 오르는 것이다.


우리는 2라고 쓰인 곳에서 올랐는데

지도상 나와있는 시간도 훨씬 길다.

민둥산 억새꽃 축제 후기라도 좀 찾아보고 오를걸...

아무튼 몰랐으니까 모른채로 열심히 오른다.




강원도의 산에는 슬슬 단풍이 내리고 있었다.


우리가 택한 등산로에는

귀여운 이정표가 있었는데

사실상 외길이기 때문에 헷갈릴 것이 없다.




상암동 하늘공원 억새축제를 즐기러 가는 듯한 패션.

지나치다 만난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꽤 장비를 잘 갖추고 오셨다.

그 때 쯤 깨달았어야 했다.

이 곳이 만만치 않은 곳임을-





그래도 이쪽 등산로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엄청 한가했다는 거다.

주차장에 주차된 차의 숫자로 보나

정상에서 만난 사람들의 숫자로 보나

증산초교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는 꽤나 북적였을 것 같다.


우리는 한가로이 우리 둘만의 데이트를 즐기면서

우리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등산을 할 수 있었다.





등산을 시작하고 10여분이 지난 뒤에 사향에게 쥐어준 아이템.

하산을 할 때까지 손에서 놓지 않았다ㅋ


저 멀리 정상이 보인다.







증산 초교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를 만났다.

증산 초교쪽에서는 세가지의 루트를 선택해서 올라올 수 있다고 하는데

이쪽 루트는 가장 인기가 없는 루트인 것 같았다.

길에서 만나는 사람이 거의 없다ㅋㅋ




그래도 증산초교쪽 등산로를 만나니까

이런 쉼터들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곳을 굳이 들릴 필요는 없다.

정상에 더 좋은 쉼터가 있으니까!



아직도 1.9Km가 남았다.

평지에서 걸어도 30분은 걸리는 거리다.



그나마 다행인건 시멘트가 깔린 경사가 완만한 임도라서

속도를 올려서 걸을만 했다.




임도가 끝나는 길에서 

증산초교에서 올라오는 메인 등산로를 만난다.

나름 청결하고 휴지도 구비된 화장실도 있고,

이 곳부터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민둥산 1.3km.

짧게 느껴지는 숫자지만,

이 곳 부터 진정한 등산이 시작된다.


민둥산 이름때문에 만만히 보고

억새 축제나 즐겨야지 했는데,

여차하면 억새는 구경도 못하고 내려갈 뻔 했다.


그렇게 700미터 정도 더 올라가면



산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민둥산 전망대가 나오고

비로소 억새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 곳에서 보는 억새도 충분히 양이 많고 예뻐서

사진을 찍느라 등산의 속도가 쳐지는데


한 걸음 한 걸음 위로 올라갈 때마다

억새군락지가 더 넓게 펼쳐지기 시작한다.


저 너머의 산에 단풍이 물들었다면

더욱 아름다웠을 것 같은 풍경이다.



우리는 평일에 민둥산을 찾아서 그런지

사람이 없어 한가로웠다.

민둥산 전망대부터 정상까지 길은

억새밭을 따라 꽤 완만한 경사로 나 있었다.





사향은 어린아이에게 장난감을 쥐어준 것 마냥

저 나무지팡이를 엄청 좋아했다.


끝없이 펼쳐진 억새밭.

이곳은 참억새가 자생하는 억새 군락지라고 한다.




억새 밭이 너무 예뻐서

길에 사람만 안보이면 사진을 찍느라

정상이 눈앞에 보이는데 

정상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었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

정상을 알리는 표지석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휴식을 먼저 선택했다.


정상에는 민둥산 억새꽃 축제 위원회에서

기념엽서를 보낼 수 있도록 우체통을 마련해 두었다.







기념엽서를 한 장씩 써서 날려 보낸다.






그리고 산에서 빠질 수 없는 막걸리를 즐겨본다.

정선 민둥산 막걸리 한 잔을 둘이 나눠 먹고

오뎅으로 요기를 한다.

가격이 싼 것은 아니지만

터무니 없이 비싼 것도 아니다.

땀을 흘리고 먹어서인지

사향은 인생오뎅을 만났다고 했다.


고냉지 배추밭에서 딴 배추를 무료로 주셨는데

나는 그 배추가 정말 맛있었다.




해발 1119m의 민둥산 정상에서 인증샷을 남긴다.

사향과는 2년전쯤 600미터 남짓한 산을 오른 것이 전부인데,

등산후유증이 엄청났던 사향이

어느새 1000미터가 넘는 산을 올랐다는 것에 기분이 좋다.



산을 오르면서 보는 억새의 풍경보다

산을 내려가면서 보는 억새의 풍경이 더 좋았다.

그래서 우리는 열심히 인증샷을 찍으면서

산을 내려간다.












은빛 억새와 사향의 스웨터가 잘 어울린다.

그리고 나무지팡이도-




우리가 꼽은 오늘의 베스트 샷!





본격 하산을 시작한다.

등산 초보인 사향을 생각해서

자주 휴식을 하며 올랐더니 

2시간이 좀 더 걸렸다.

내려올 때는 서둘러 걸어서 1시간 20분쯤 걸렸다.


1000미터가 넘는 민둥산을 왕복하면서

소요시간이 4시간이 채 걸리지 않기 때문에

엄청 험한 코스는 확실히 아니지만

그렇다고 만만하게 볼 코스도 아니다.




민둥산을 클리어해서 엄청나게 기분이 들 뜬 사향.

왕복 4시간 정도의 등산으로

한가롭고 바람좋은 억새밭을 만나서 기분이 좋았다.

정보도 준비도 없이 생수 두 병만 챙겨 올랐는데

간식도 챙기고 돗자리도 챙기고 카메라도 챙겨서

정상부근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내려오면 

더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