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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나날들/일본

일본 시즈오카현, 슈젠지의 오마카세 맛집 사쿠다 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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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현의 유명한 관광명소인 슈젠지를 거닐다 보면

한국포장마차보다 허름해 보이는 가건물에

정말 별로 없어보이게 시오소바 '명물' 이란 손글씨로 붙어있는

'사쿠다소바'

이시언이 시즈오카로 떠난 '나혼자 산다'가 아니었으면

과연 우리가 지나다가 이곳을 들렀을까 싶은 비쥬얼이다.



게다가 우리가 간 날은 비까지 내려서

어딘지 모르게 더 음산해보이기까지 했다.

저 뒤편에 포개져 있는 의자는

평소에 웨이팅을 할 때 사용하는 의자라고 한다.


사쿠다 소바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 부터 오후 3시까지.

한국의 '나혼자 산다'뿐 아니라 다양한 TV프로그램이나

미디어에서 취재를 오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가 들어가자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사장님.

잘은 모르지만 이분 성함이 '사쿠다' 는 아닐까 싶다.

겉모습은 별로 없어보이지만

실내는 깔끔하고 정갈하며 따뜻한 느낌이다.

한국어 안내도 있고


미스 대만도 다녀갔다고 한다.

사쿠다 소바에 메뉴는 하나밖에 없다.

단돈 500엔짜리 오마카세!

오마카세는 보통 일본 스시집에서

주방장이 그날의 추천메뉴를 직접 선택해서 내어주는 것으로

꽤 고급진 코스요리의 이미지가 있는데

500엔으로 즐길 수 있는 오마카세라니...

가성비 갑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어 안내처럼 그냥 앉아 있으면 

사장님이 인원수에 맞추어 요리를 내어주신다.


일본어가 아닌 다른 메뉴나 안내문은

이곳을 찾은 손님들이 하나하나 써주시고 간 거라고. 




자리에 앉으면 사장님께서 생와사비를 내어주신다.

생와사비는 일본에서도 고급이고 비싼 요리라고 한다.

사향은 생와사비를 먹는것은 꽤 사치스러운 것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사쿠다 사장님이 내어주신 사이즈의 와사비라면



개당 족히 1000엔 정도 하는 크기다.

와사비는 물이 깨끗한 곳에서 재배가 가능한데

이 곳 시즈오카산 와사비가 가장 유명하다.

시즈오카현와 나가노현이 일본 와사비의 90%를 생산한다고 한다.



생와사비에 대한 TMI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갈고 있으면 사장님이 생면을 즉석에서 뽑아 

소바를 만들어 주신다.











말 그대로 생 소바가 나왔다.

소바에 소금을 살짝 뿌려서 주셨는데

여기에 우리가 갈은 생와사비를 올려서 비벼 먹으면 된다.

장이 없는 소바는 한국인에게 생소할 수 있는데

막상 먹어보면 전혀 뻑뻑한 느낌이 없이 먹을 수 있다.




첫번째 생소바가 끝나고 나면

두번째로 따뜻한 장에 담긴 소바가 나온다.



나름 야끼소바인데

이 계절에 가장 싱싱한 가지를 튀겨서 올려주셨다.

계절에 따라 조금씩 재료가 바뀌기 때문에 

'오마카세'라고 하는 것 같다.



면을 다 건져 먹으면

메밀면을 삶은 메밀육수를 더 넣고

유자의 한 종류인 かぼす 를 살짝 얹어 준다.

かぼす의 향을 느끼면서 따뜻한 국물을 마시면 후식도 필요없는 맛이다.


소바 장이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조금 짜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사장님은 원래 료칸에서 지배인처럼 일을 하시던 분이었는데

은퇴를 하시고 계속 만나고 싶으셔서 이 일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엄청 친절하시고 친근하시며

간단하지만 다양한 외국어를 구사하실 줄 아신다.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계속 한국어를 가르쳐 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놀라운데 보기에는 젊어 보이시는데

연세가 거의 여든이 되셨다고 한다.

부디 건강히 오래오래 영업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는 시즈오카에 2주정도 머물렀는데

이 맛이 생각나 다시 찾아가기로 했다.

그랬다가 사장님이 말씀해주셨던 휴업일이 생각났다.

수요일이 휴업일이라고.

사쿠다 소바의 영업시간은 10시 30분 부터 오후 3시까지

그리고 사쿠다 소바의 휴일은 수요일이다.


처가로 부터 차를 타고

왕복 세시간은 걸리는 거리지만

언제든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맛과 분위기가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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