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복 꾼찌에서 둘째 날.
우리는 롬복에서 일정이 8일이었고,
롬복까지 오는 여정이 길었기 때문에
둘째 날은 하루종일 여유를 즐기며 꾼찌안에서 머무르기로 했다.
아침도 느지막히 일어나서 먹으러갔다.
그랬더니만 바다가 보이는 테이블쪽은 이미 만석이었다.
꾼찌에서의 첫 조식.
메뉴가 어마어마 하다.
다양한 국가 스타일로 조식 메뉴를 준비해놓고 있었다.(아쉽게도 한식은 없었다)
허니문 장소로 롬복을 선택하고 롬복에 있는 유명한 리조트는 다 뒤져봤던 것 같다.
수다마라, 푸리마스, 쉐라톤, 노보텔 등등 수도 없이 많던 럭셔리 빌라들,
그 중에서 왜 꾼찌를 선택했는지 그 이유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꾼찌를 다녀온 후에 왜 꾼찌를 선택했느냐고 묻는다면,
저 다양한 조식 메뉴때문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메뉴를 주문할 때 같이 마실 음료도 주문을 할 수 있다.
두 잔을 주문해도, 메인메뉴를 한 사람이 두 개를 주문해도 다 OK였다.
사실 내가 주문한 메뉴가 와플 or 팬케잌이었는데, 두개를 모두 먹고 싶어서 MIX를 부탁했더니,
그냥 메인디쉬를 두개를 주었다.
하지만 하나의 메인메뉴만도 충분했다.
나는 보통 생과일 쥬스와 우유를 마셨는데, 장트러블이 잦은 나는 롬복 우유가 잘 맞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생과일 쥬스는 정말 꿀맛이다. 꽂혀있는 빨대는 종이로 만든 것인데 그 느낌이 참 좋았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에 나오는 생과일들.
라임즙을 뿌려먹으면 꿀맛이다.
와플과 팬케잌이 있는 메인디쉬. 다 먹기 버거웠다.
꾼찌에 도착하면 스태프가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면서,
다음날 아침에 먹고 싶은 조식메뉴를 체크한 후 대나무통에 넣어 방 문앞에 있는 테이블위에 올려두면
방으로 조식을 배달해 준다고 했는데,
바다를 보며 먹는 조식의 평화로움에 반한 우리는,
단 한번도 룸 서비스를 해본 적이 없었다.
조식을 먹자마자 인피니티 풀로 뛰어들었다.
우기지만 오전 9시만 되어도 태양이 너무 강렬했다.
어제 룸 체크인을 하자마자 30분정도 수영을 했는데,
선크림을 깜박했던 나의 어깨는 이미 화상으로 벌겋게 타올랐다.
그래서 오늘은 선크림을 덕지덕지 발랐지만, 적도부근의 태양을 막을 수는 없었다.
꾼찌의 인피니티 풀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있어도 은퇴여행을 온 듯한 중년의 유럽부부들이 선베드에 누워서 책을 보는 경우가 대다수다.
아마도 젊은이들은 길리 트라왕완으로 가 있겠지.
아시안은 정말 찾기가 힘들었다. 조식때는 분명 한국인 커플도 보였었는데...
아마 풀빌라에 있거나 데이투어를 갔겠지-
신나게 수영을 하다가 먹는 맥주는 정말 꿀 맛이다.
저녁에 로맨틱 디너를 신청해 둔 터라, 많이 마시지 못한 것이 아쉽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발리섬에서 제일 높은 아궁산이다.
나는 여행을 하고나면 이기적으로 변한다.
언제나 내가 간 곳이 최고의 여행지가 되어버린다.
발리는 가 본적도 없으면서, 발리 앞에 있는 롬복이 발리보다 좋다고 떠벌리고 다닌다.
발리에서는 롬복을 찾을 수 없지만, 롬복에서는 발리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을 주워듣고는
여기저기에 반복적으로 말한다.
발리를 가 본적 없는 나는 롬복에서 발리를 찾았을까...
앞으로는 이기적인 마음을 좀 줄여야겠다- 라고 생각하지만
롬복은 정말 최고였다. 후후
롬복에서 찍은 사진들을 돌아보면,
배경에 사람이 찍힌 경우 롬복 현지인을 제외하면 아시아인은 보이지가 않는다.
왜 롬복을 유럽인의 휴양지라고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저 2층의 오션뷰였다면, 바다가 더 잘 보였을텐데-
바다 바로 앞에 있는 돌로 만든 테이블.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사향과 내일은 일찍 일어나 저 테이블은 선점하자고 약속한다.
이 때는 저 자리가 마냥 좋은줄만 알았지...
반나절은 풀에서 놀고 캄보자 스파에서 마사지를 한 번 더 받는다.
정확한 코스의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체크인 후 그 다음날까지는 캄보자 스파의 모든 코스를 반 값에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읽었기 때문이다.
마사지를 받고 나오자 우리를 위한 로맨틱 디너 테이블이 세팅되고 있었다.
꾼찌에서 발견한 로맨틱 디너 세팅 장소는 세 곳이었는데,
메인 풀 뒤에 위치한 -우리가 배정 받은- 장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로맨틱 디너가 시작할 무렵이 노을이 지기 시작할 때인데,
그때는 인피니티풀에 사람도 많고, 양 옆 선베드에도 사람이 많고,
우리 테이블 앞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도 많다.
사이드 풀쪽에 있는 장소가 더욱 로맨틱 감성을 불러 일으킬 것 같다.
우리는 스태프의 추천을 받아 5시 30분에 로맨틱 디너를 시작했다.
석양이 시작할 시간이라고 한다.
먼저 와인부터 한 잔.
롬복의 사람들이 사진을 잘 찍는다는 말이 있었다.
특히 꾼찌의 스태프들이 사진을 잘 찍는다는 소문이 있었다.
스태프들이 친절하게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는 경우도 많았다.
자신이 포토그래퍼라고 하는 스태프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앵글이나 느낌을 원한다면, 실망을 많이 할 거다. 우리는 꽤나 실망을 했다.
특히 해가 좋은 낮보다 어두워진 밤 사진은... 미안하지만 건질만한 사진이 없었다.
그리고 왜 자꾸 카메라의 다이얼을 돌려서 세팅값을 변경하는지... 왜 플래시를 자꾸 터뜨려 주시는지...ㅠ
심지어 뷰파인더의 다이얼은 왜 돌려놔서...ㅠㅠㅠ
원하는 앵글이나 구도로 사진을 찍어준다고 해서,
완전 역광으로 실루엣만 나오는 사진을 원해서 그렇게 세팅을 해뒀는데,
그 세팅을 멋대로 바꿔서 이렇게 사진을 찍어줬다. 그나마 앵글을 안 바꾼게 다행이었다.
에피타이저가 나오고 메인디쉬가 나오고 디저트가 나올때까지
디너 시간이 3시간 이상 걸렸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색을 온전히 다 보며 디너를 마무리 했다.
디너 코스는 두개가 있었는데, 사향과 사이좋게 하나씩 주문을 하고 나눠 먹었다.
밤 시간이 만조시간이었던 것 같다.
낮과는 다르게 파도가 리조트의 벽을 때리기 시작했고
덕분에 더 청량한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긴 시간 야외에서 밥을 먹었더니, 몸이 끈적해졌다.
풀에 들어가고 싶어서 사용시간을 물었더니,
특별히 정해진 시간은 없다고 한다.
다만 11시쯤 청소를 위해 소독약을 넣는데 그 시간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아무도 없는 풀에서 한 번 더 수영을 하고 롬복에서의 이틀째 밤을 보낸다.
그리고 내일은 드디어 스노클링을 하러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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