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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나날들/일본

[겨울여행] 4일간의 일본, 일출 그리고 하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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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에서 둘째날이 가장 피곤하다.

아마 비행기가 되던 기차가 되던 자가용이 되던간에 여행을 떠나기 직전까지

이번 여행에 대한 목표와 계획에 대한 압박감도 있을테고,

또 당분간 내가 빠진 일상에 아무일도 없도록 준비를 해야 함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여행지에 도착해 첫날 밤을 보내고 둘째날 아침을 맞이할 때,

대개 상쾌한 기분을 가지지 못했다.


아타미에서의 둘째 날 아침도 비슷했다.

어제 온천을 하면서 피로를 잘 풀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은 힘이 들었다.

하지만 어제 할머니와 사향이 열심히 추천을 해주었고,

호텔 로비에서도 일출시간을 공지하며 강추를 한 아타미의 일출을 버릴 수 없었다.


밍기적 밍기적 일어나 베란다로 가서 커튼을 젖힌다.

아직 어스름이 짙게 남아있지만 당장이라도 해가 올라올 것 같은 바다가 기다리고 있다.


 

 

 

 

 

 

 

 

 

 

 

 

 

 

 

 

30분 남짓 흘렀을까.

더 이상 눈이 부셔 쳐다보기 힘들만큼 태양이 높게 솟구쳤다.

한국의 동해에서 보는 일출과는 느낌이 달랐다.

'머릿속에서 이 앞바다는 태평양이지' 라는 생각이 맴돌았는데,

그래서 동해바다의 일출보다 장관이었다고 착각을 일으켰는지도 모른다.

베란다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었다.

한국에서는 일출을 보면서 보통 소원을 비는데 옆방 윗방 아랫방 사람들은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했다.

 

 

 


 


일본은 지진, 화산, 해일등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모든 건물에 안전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래서 아파트나 리조트등 베란다가 있는 건물의 베란다에 나가보면

옆방과의 벽이 나무합판으로 되어있으며 높지 않아 옆집을 볼 수 있고 대화가 가능하다.

비상상황이 발생해서 현관을 이용할 수 없을때, 베란다를 부수고 옆집을 통과해 피난을 갈 수 있는 구조라고 한다.


리조르피아 아타미에서 조식을 먹는다.

조식은 부페식으로 준비되어있었다. 이것이 일본인들의 보편적인 조식스타일인지 싶을만큼

서구적인 음식들이 많이 준비 되어있었다.

 

 

곳곳에 비치된 소소한 장식들.

화려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것이 일본스러운 매력인 것 같다.


 

 

 

조식을 먹고 온천을 한 번 더 이용한다.

대욕장으로 갔는데, 어제 내가 들어간 남탕입구가 여탕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어제의 여탕앞에 남탕 팻말이 붙어있었다. 어디로 들어가는게 맞는건지 잠시 혼란이 생겼다.

잘못들어갔다가는 일본에서 전자발찌 차고 강퇴당할수도 있으니까-

친절한 가이드 사향에게 물어보니,

리조르피아 아타미에서는 매일 밤 대욕장 청소를 하고 남탕과 여탕을 바꾼다고 했다.

인테리어가 미약하지만 다른 두 곳의 온천을 모두 즐기게 하는 작은 배려라고 한다.

 

 

 

 


 

아침 온천을 마치고 하코네로 떠난다!

사향의 할머니께서 하코네 유모토 역까지 차를 태워주셔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1월이지만 한국의 겨울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한국의 늦가을 정도의 날씨였다.

패딩과 부츠까지 신고 온 내 차림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꽤 괴리감이 느껴졌다.

섬나라여서 그런지 일본 사람들은 서핑을 즐긴다고 한다.

서핑하면 하와이, 호주, 캐리비안 같은 지역이 자연스레 떠오르는데 이렇게 고정관념이 무서운 것 같다.


하코에 유모토 역에 도착을 해서 하코네 프리패스를 구입했다.

사실 하코네라고 하는 곳은 온천이 유명하다는 것 외에 아는 것이 없었는데

4,000엔이나 하는 프리패스 가격이 상당히 아까웠다.

일본 교통비가 비싸다는 것은 알지만 하루에 이 조그마한 산동네에서 뭘 얼마나 탄다고 4,000엔을 지불해야 하는지-

사실 사향가이드가 아타미에서 하코네로 오는길에 오늘의 일정을 브리핑 해주려고 했는데,

할머니 차를 타고 오는 바람에 브리핑을 못해줬다고 했다.

중요한건 개별로 교통편을 구입하는것보다 프리패스가 저렴하고 좋다는 것이었다.

그래 가이드 믿고 여기까지 왔는데 끝까지 믿고 가야지 뭐.


하코네 유모토는 하코네 여행의 관문이다.

도쿄에서 오는 로망스카의 종점이며 하코네 일대에서 가장 번화가며

수많은 온천의 송영버스가 멈추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빨간색의 등산열차(Tozan Train)를 타고 종점인 고라까지 간다.

등산열차는 이제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스위치백을 3번이나 하면서 올라간다.

내가 앉은 의자에서 정방향으로 가다가 역방향으로 가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열차다.

봄이 되면 등산열차 주변으로 수국이 만개하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라고 한다.


 

 

 

 

등산열차의 종점 고라역에 내리면 하코네 등산 케이블카(Hakone Tozan Cable Car)가 기다리고 있다.

남산타워에 갈 때 타던 천장에 케이블이 있는 케이블카를 생각했는데,

열차 바닥에 케이블이 있는 케이블카였다.

열차는 우리가 탑승을 하자마자 출발했다.

프리패스가 없어서 티켓을 또 구매해야했다면, 다음 열차가 오기까지 시간을 낭비했을거다.

단 두대의 열차가 상하행을 반복하고 중간에 교행을 하는 포인트가 있는데,

누가 말하지 않았지만 대다수의 승객이 사진을 찍고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누르면서 예전 추억팔이에 젖었다.

폴란드 자코파네에 갔을때, 이곳과 똑같은 형태의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올라야 했다.

그리고 정확히 중간지점에서 열차가 교행을 하는 찰나가 있었는데,

다들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던 기억이 생생하다.

나는 그 때도 지금과 같이 사진을 찍었지.

그리고 이 빨간색의 케이블카는 웰링턴의 케이블카와 왜이리도 닮았는지...

 

 

 

 


소운잔 역에 도착해서 하코네 로프웨이로 갈아탄다.

소운잔 역과 고라 사이에도 리조르피아 체인 호텔이 있다고 한다. 하코네 리조르피아.

사향은 내가 하루는 거기서 숙박을 할 수 있도록 방을 잡으려 했지만,

일본 성년의 날 연휴와 겹쳐서 만실이라고 잡지 못했다고 한다.

아니 그 말을 왜 지금 하는거야, 더 아쉽게. 차라리 말을 하지말지ㅋㅋㅋ


로프웨이는 스키장에서 보던 곤돌라의 모습이었다.

좀전까지도 추억팔이를 했는데,

곤돌라를 보니까 또 추억이 떠오르더라.

추억을 찾아 떠나는 여행도 아니고ㅋㅋㅋㅋ

그래서 이번 추억얘기는 패스!


 

 

그리고 로프웨이 아래로 지옥계곡, 오와쿠다니가 보인다.

오와쿠다니는 현재도 분화를 하는 활화산인데 내가 다녀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화산이 폭발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입산이 통제 되었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계속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가 기괴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반대편으로는 후지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진으로만 보던 후지산을 실제로 보니까 절로 감탄이 나왔다.

일본인이 후지산에 프라이드를 가질만하도 느껴질 만큼 위엄있고 신비로운 모습이다.


 

오와쿠다니역에 내리자 유황냄새가 진동한다.

계곡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에는 많은양의 유황이 함유되어 있기때문에

오와쿠다니 지역에 머물다가 어지럽거나 호흡곤란이 올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안내가 있다.

 

 

 


 

 

 

 

오와쿠다니를 하이킹 하는데,

한 아저씨가 정말 위태롭게 계란을 삶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저 물로 계란을 삶는다는건데

손이나 발이 조금만 미끄러지면 저 아저씨도 그대로 삶아질텐데...라는 걱정이 되더라.

 

 

 


 

 

 

 

 

친절한 가이드 사향. 저때의 인연으로 지금은 무섭지만 상냥한 아내가 되어있다.


 

오와쿠다니 역에서 10분~15분쯤 하이킹을 하면

저렇게 후지산을 잘 볼 수 있는 포인트가 나온다.

사향이 하고 있는 저 포즈는 '후지산 포즈' 라고 하하하

 

 

 


 

 

 

먹으면 7년을 더 살 수 있다는 '쿠로타마고'

오와쿠다니의 명물이라며 사향이 사줬다.

아까 분명히 하얀 계란을 물에다 집어 넣었는데... 왜 까맣게 되는건지는 모르겠다.


 

 

계란이 한개에 100엔 한국돈으로 1,000원이라니...

일본도 관광지 물가는 한국과 똑같네!


계란만 먹으니 못이 막혀서 음료수를 찾는다.

쿠우가 한국 음료인지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암튼 나에게 7년의 생명을 더 주신 가이드에게도 음료를 선물하고 하산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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