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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나날들/한국

봄나들이, 서삼릉 그리고 송추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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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좋고 사향 운전연습도 할 겸

오후 느지막히 차를 가지고 교외로 나가본다.


적어도 사향에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이란 말이 들어가면

그 가치가 완전히 보증되는지라

우리는 고양시 서삼릉으로 방향을 잡는다.


날씨가 눈이 부시게 좋다.

너무 눈부셔서 눈감고 운전하는 중ㅋㅋ


서삼릉이 가까워 오는데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

그런데 왼쪽에 초대형트럭이

그 앞에는 크레인 같은 트럭이

우리 앞에는 덤프트럭

오른쪽에는 버스

그 앞에는 사다리차가...

엄청 큰 차들이 어벤져스급으로

우리 차를 둘러싸고 있어서

뭔가 갑갑하고 무서웠다.


큰 차들을 뚫고 좀 지나가자

저 멀리 북한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금새 서삼릉 입구에 도착.


서삼릉에 오면 

오늘은 입구의 길이 어떤모습을 하고 있을까?

라는 기대를 품고 들어간다.


대작이었던 드라마 모래시계를 비롯해

많은 드라마나 영화들이 그 길에서 촬영을 했고

나 역시도 그 길에서 드라마 촬영을 한 적이 있어서

저절로 기대가 되는 곳이다.


하지만 오늘은...

길가로 많은 차들이 불법주차를 해놓고 있어서

아름답고 호젓한 길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ㅠ


왜 그렇게 불법주차를 한 차들이 많았나 싶었는데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로

문화재 무료관람을 할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방문을 한 것 같다.


세계유산이니까 이런거는 다 읽고 가줘야지ㅋㅋ




서삼릉은 이름 그대로

한양의 서쪽에 있는 세개의 무덤이라는 뜻이다.


조선 12대 왕인

인종과 그의 부인인 인성왕후가 묻힌 효릉

조선 25대 왕인

철종과 그의 부인인 철인장황후가 묻힌 예릉

조선 11대 왕인

중종의 두번째 부인 장경황후가 묻힌 희릉

세개의 릉이 있다.


릉을 제외하고도 여러 문화재가 있는데

왕자들이 묻힌

소경원 의령원 효창원도 있다.

그 중 소경원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많이 다루어져 

너무나도 유명한 소현세자의 무덤이다.


이 정도가 현재 개방되어진 서삼릉의 구역이고

비공개 구역은 공개구역보다 더 넓은데

연산군의 어머니로 유명한 폐비윤씨의 묘가 이곳에 있으며

많은 왕자와 공주

그리고 빈과 후궁들의 묘도 이곳에 있다.


그리고 왕실에서 아기가 태어나면

태반과 탯줄을 석실에 묻고 태실이라 불렀는데

그 태실도 이 곳 서삼릉 비공개 지역에 있다.


예전에 운좋게도 문화해설사와 함께

서삼릉 비공개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언제 또 행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행사가 있다면 강력추천 한다.


관람료가 있지만 오늘은 무료다!


입구를 지나 소나무 향을 맡으며

조용한 길을 걷는다.


자칭 서삼릉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예릉이 나온다.

입구를 지나서 제일 큰 길을 따라 걸으면

예릉이 나오기 때문에 예릉이

이곳의 메인인 느낌이다.


그리고 다른 두개의 릉보다 햇빛도 잘 드는 느낌이고

릉의 앞쪽이 꽤나 넓게 되어있어서

가장 크게 느껴지기도 했다.


일본 신사에 도리이가 있다면

한국의 릉이나 묘 원 앞에는 이런 홍살문이 있다.

홍살문은 보통 붉은색으로 되어있어서 

홍살문이라 불리우는데

악귀들이 붉은색을 싫어하기때문에

붉은칠을 했다고 한다.

악귀를 물리치고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라고 보면된다.


그리고 홍살문을 지나면서부터는

말이나 가마를 탄 사람들도 모두 내려서 걸어야 한다.


홍살문을 지나면 릉까지

돌로만든 반듯한 길이 있는데

이것을 '향어로' 라고 한다.

'향로'와 '어로'를 합친 말인데,

향로는 '신로'라고도 불리운다.


가운데 한단 높이 있는것이 '신로'인데

이는 무덤의 주인만 다닐 수 있는 길이다.

산자는 걸으면 안되는 길이다.

그 옆의 '어로'는 임금이나 참배를 온 

사람들이 걷는 길이다.




예전에는 릉 근처까지 올라가서

다양한 비석과 릉의 형태를 볼 수 있었는데

오랜만에 왔더니 멀리서만 릉을 바라볼 수 있었다.

조금 아쉬웠다.


예릉앞 넓은 마당에서

우리의 시그니쳐포토를 찍는다.



예릉을 나와 다른 릉으로 간다.

서삼릉에 도착했을때보다

하늘이 더 맑아져 있다.

 

서울과 가까운곳임에도 

공기도 맑고 곳곳에 예쁜 꽃들도 많다.


날은 맑아졌지만

서서히 해가 지고 있다.

효릉과 희릉은 그리고 나머지 원들은

예릉에 비해 볕이 잘 들지 않아서인지

뭔가 스산한 느낌이 든다.

가볍게 나머지 릉과 원을 보고 서삼릉을 나선다.

옆에 있는 종마공원을 가기 위해서

조금 서두르기도 했는데

종마공원의 입장 마감시간이 5시라고 한다.

우리가 10분 정도 늦었는데

절대 입장 불가라고ㅠㅠㅠㅠ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서두르는건데...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근처에 있는 송추계곡을 방문해 본다.


이곳은 뉴스에도 많이 나왔는데

계곡 주변에 식당들이 평상을 펴고

자릿세를 받고 장사를 해서 문제가 되었었는데

그 평상들을 다 철거하고 재정비를 했다고 한다.


계곡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등산객도 없고

기분이 이상하게 싸해져서

오래 머물지 않고 코에 바람만 넣고 내려간다.


사향이 한국 역사나 자연에 관심이 많아서

이렇게 아쉽게 다녀오면

다음에 다시 한 번 긴 시간을 가지고 오자고 하는데

과연 그 다음이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다ㅋㅋㅋ

그렇게 다음이라고 말한 곳만

이미 엄청나게 많아서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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