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나고야와 아타미를 거쳐 가마쿠라 지역을 여행했다.
사향이라는 좋은 가이드가 있어서 나고야를 제외한 일정과 스케쥴은 사향이 준비했다.
'태양의 노래'와 '슬램덩크'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사향은 가마쿠라 여행을 준비했다.
슬램덩크의 촬영지는 쉽게 찾았지만 태양의 노래 속 주인공 카오루의 집은 찾지 못했다.
그때는 몰랐던 사실이지만 사향은 길을 그렇게 잘 찾는 사람은 아니었다.
카오루의 집을 찾아 헤매던 우리는
에노덴이 지나는 조그마한 역-에노덴은 종착역을 제외하면 다 간이역 수준이지만-에 도착한다.
고쿠라쿠지역. 길을 잘못 들지 않았으면 아마 평생을 갈 일이 없는 역이었겠지.
고쿠라쿠지에 도착한 우리는 카오루의 집을 포기하고 에노덴을 탑승하기로 한다.
개찰구쪽으로 발을 향하는데 개찰구 옆 게시판에 드라마 포스터와 촬영사진들 그리고 배우의 사인들이 있다.
드라마업계에서 일하는 나를 위해 사향이 이것저것 설명을해주지만,
사실 큰 관심이 없었다. 이때는 카오루의 집에 관심이 더 있었으니까-
꽤 유명한 드라마라는 설명을 듣고 사진만 '대충' 찍고 역을 떠났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6년 5월.
사향과 결혼식 날을 잡고, 결혼식장도 정하고 결혼에 대한 준비를 한창 하던 무렵 다음 작품이 정해진다.
일본 드라마 '최후로부터 두번째 사랑'을 리메이크 하는 드라마를 시작하게 되었다.
제목이 특이하다고 생각하면서 원작과 우리의 작품을 비교하며 로케이션작업을 하던중에 '고쿠라쿠지역'을 발견한다.
머리가 띵 하고 소름이 돋는 기분이다.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작년 1월의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사진에 찍힌 포스터의 제목...
'最後から二番目の恋'
곧바로 사향과 전화를 한다.
우리는 정말 인연인 것 같다고.
수많은 이유들로 우리는 인연이라고 했지만, 이렇게 끈이 이어지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한국과 일본을 넘어 우리가 함께 처음 여행을 한 곳, 가마쿠라.
우리가 원하는 것을 못찾고 길을 헤매 발견한 그 곳, 고쿠라쿠지.
결혼을 약속하고 처음으로 하게 된 나의 드라마 끝에서 두번째 사랑.
그 드라마의 원작 최후로부터 두번째 사랑 메인 촬영지.
우리에게만 소름 돋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엄청 소중한 한장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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