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뉴질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
내가 다니던 어학원은 뉴질랜드의 유명한 도시 곳곳에 있는 프랜차이즈였다.
그래서 원하는 지역에서 원하는 코스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수강할 수 있었다.
처음 발을 디딘곳은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이었다.
웰링턴은 행정수도에 불과했기에 말이 수도지 크지 않은 도시였다.
게다가 운이 나쁘게도 어학원에 한국인 비율이 50%가 넘었다.
권태기가 왔는지 웰링턴의 모든것이 지루했다.
그래서 뉴질랜드의 가장 큰 도시 오클랜드에 있는 어학원으로 떠났다.
전에 추억을 곱씹었었지만,
오클랜드에서의 생활은 좋지 않았다.
시골쥐가 서울로 상경한 기분이었을까-
오클랜드는 삭막하고 차가웠다.
그 기분을 견디지 못하고
그렇게 지루해하던 웰링턴으로 돌아왔다.
같이 수업을 듣던 친구들도 대부분 떠난 뒤라 외톨이였지만
웰링턴의 모든 장소가 나의 친구여서 외롭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날,
어학원 앞 작은 공터에 '사랑'과 관련한
메모 비슷한 전시회가 열렸다.
누군가는 이별을, 누군가는 사랑의 아픔을 적었지만
개성있는 손글씨로 써있는 사랑의 메모들은 따뜻했다.
그 중 가장 눈에 띈 메모가 이것이다.
'I Will Love You Forever'
사랑에 빠진 사람들 대다수가 한다는 의미없는 거짓말.
영원을 약속하지만 그 때뿐이라는 찰나의 이야기.
하지만 나도 누군가에게 영원을 약속하고 싶었다.
나중에 정말 영원을 할 사람이 생기면,
꼭 'I Will Love You Forever' 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폴라로이드를 들고와서 사진을 한 장, 딱 한 장만 남겼다.
그리고 다짐했다.
언젠가 프로포즈를 할 때, 이 사진을 이용하자고.
그렇게 사진을 찍고 8년이 지나서 나는 프로포즈를 했다.
그때만 해도 우리가 주로 사용한 언어가 영어였기에
'I Will Love You Forever'라고 말 할 수 있었다.
프로포즈를 하면서 프로포즈 북을 준비했는데,
그 책의 마지막 장을 장식한,
세상에 하나뿐인 사진.
그리고 변하지 않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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